한 뼘의 여름

느낌이 돌아온 오후

by 서연담




정자 아래, 평상 위에 앉아
빗속을 본다.

사람들이 색색의 우산을 들고 지나간다.
나는 그들을 보고,
그들은 나를 눈치채지 못한다.

더운 여름의 땀냄새는 사라지고
비는 흙냄새를 끌어올린다.

겨울비와는 다르게
여름비는 초록잎의 생기를
공기 중에 퍼뜨린다.

나는 조용히 앉아
그 맑음과 생기를 피부로 들인다.

마치 비 맞은 풀처럼
생생해져서, 나는 그곳을 떠난다.

오늘은 비가 오고,
나는 한 뼘 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