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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함이 따뜻함이 될 때

by YoonSeul

나는 오래도록 단단해야 한다고 믿었다

흔들리지 않는 태도 감정을 쉽게 내보이지 않는 침착함

그게 나를 지켜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 단단함이 나를 보호하면서도 동시에 나를 고립시키고 있단 걸 깨달았다


사람들은 나를 신뢰했고 의지했지만

가끔은 단단해서 가까이 다가가기 어렵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이 싫진 않았지만 마음 한쪽이 이상하게 시렸다

나는 그저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어쩌면 단단해서 따뜻함이 전해지지 않았던 걸까


그래서 조금씩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감정을 다 정리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가끔은 불완전한 문장으로 마음을 표현해 보자고

커피를 내밀며 이거 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

그 한마디면 충분하다는 걸 이제야 안다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에게 끌리는 게 아니라

따뜻한 사람에게 머문다

단단함이 빛을 잃지 않으려면

그 안에 온기가 함께 있어야 한다는 걸 나는 이제 배운다


요즘 나는 완벽 대신 다정함을 선택하려 한다

딱 한 걸음 물러서서 내 안의 불빛을 조금 더 부드럽게 비춘다

그게 누군가의 하루를 덜 외롭게 만들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오늘도 나는 단단하지만

그 단단함이 조금은 따뜻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내 곁에 머물고 싶게 만드는 건

결국 정확한 문장보다 조용히 스며드는 온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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