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편: 사라지는가, 바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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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일자리를 없애지 않는다. 다만 일의 성격을 바꿀 뿐이다.”
—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2025
2024년 말, 영국의 한 대형 로펌은 AI 계약서 작성 시스템을 도입했다.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는 데 걸리던 시간이 절반으로 줄자
젊은 변호사들은 불안에 휩싸였다.
“우리가 곧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지만 파트너 변호사는 다른 답을 내놨다.
“문서 초안은 기계가 해도 된다.
우리는 더 중요한 전략과 협상에 집중할 수 있다.”
질문은 여기서 갈라진다.
AI가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는가, 아니면 새롭게 바꾸는가.
2. 의료, 예술, 교육… 일자리의 전환
의료 현장.
AI는 영상 판독에서 오진율을 낮춘다.
그러나 환자의 눈을 바라보며 설명하고, 치료 과정에서
두려움을 덜어주는 일은 여전히 인간 의사의 몫이다.
예술 현장.
AI는 화려한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한다.
그러나 작품이 사회와 맺는 의미를 기획하고, 전시의
흐름을 설계하며, 관객의 감정을 건드리는 일은
인간이 해야 한다.
교육 현장.
AI 튜터는 학생의 수준에 맞춘 맞춤형 학습을 제공한다.
그러나 학생의 표정 속 고민을 읽고, 길을 잃은
청년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일은 교사의 몫이다.
AI가 줄이는 것은 반복과 기계적 업무다.
AI가 남겨주는 것은 더 인간적인 일이다.
3. 사라지는 것과 새로 생기는 것
《네이처(Nature)》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향후 5년, 단순 사무·회계·데이터 처리 직종은 급격히 축소될 것이다.
그러나 AI 관리, 데이터 윤리, 알고리즘 설명 분야는 새롭게 성장할 것이다.”
실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콜센터
: AI 상담원이 초기 문의를 처리한다.
인간 상담원은 복잡한 문제 해결과 감정적 위로에 집중한다.
제조업
: 로봇이 생산 라인을 담당한다.
인간은 시스템을 유지·보수하고 최적화하는 전문가로 전환된다.
콘텐츠 산업
: 챗봇이 초안을 작성한다.
그러나 브랜드의 정체성과 최종 메시지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멸이 아니라 이동이다.
일의 성격과 위치가 옮겨가며, 인간의 가치는 다시 정의된다.
4. 불평등의 그림자
그러나 밝은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첫째, 속도의 불균형이다.
기술의 속도는 빠른데, 사회 제도와 교육의 속도는 더디다.
AI에 적응하지 못한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고, 새롭게 배울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둘째, 계층의 양극화다.
AI를 다루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더 높은 가치를 얻는다.
반면 AI에 밀려난 사람은 사회적 안전망 밖으로 내몰린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중서부 물류센터에서 해고된 한 노동자의 사례를 보도했다.
그는 “다시 배울 기회를 원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라고 호소했다.
기술이 빠른 만큼, 전환을 돕는 손길이 절실하다.
5. 협업이라는 해답
AI는 인간의 경쟁자가 아니다.
AI는 인간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협업의 질서를 세우는 것이다.
기업은 효율만 좇지 말고, 노동자의 재교육과 전환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정책은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교육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개인은 AI에 대체되지 않는 영역을 찾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렇게 썼다.
“미래의 노동 시장은 인간 대 AI의 대결이 아니다.
AI와 인간 팀이 다른 팀과 경쟁하는 구도가 될 것이다.”
6.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질문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 돌아온다.
“나는 AI와 경쟁할 것인가, 아니면 협업할 것인가.”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지만, 인간의 감정과 가치, 관계는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
AI가 할 수 있는 영역은 기꺼이 위임하고,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을 넓혀 가는 것.
그것이 앞으로의 생존법이며 성장법이다.
7. 결론 – 사라지는 게 아니라 바뀌는 것이다
AI는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AI는 일자리를 바꾸는 것이다.
단순 반복은 줄어들고,
더 인간적인 일이 남는다.
미래는 공포가 아니다.
미래는 재정의의 기회다.
우리가 인간적인 선택을 할 때,
기술은 위협이 아니라,
더 넓은 가능성을 비추는 등불이 된다.
참고문헌
The Economist, The Future of Jobs in the Age of AI, 2025.
Nature, AI and Work: Shifting Roles in the Digital Age, 2024.
CNN, AI Reshapes the Workplace: Who Wins and Who Loses, 2025.
The New York Times, In the Age of Automation, Workers Demand a New Deal, 2025.
시리즈 예고
1편: 거울 앞의 인간, AI와 망상의 시대
2편: AI와 일자리 – 사라지는가, 바뀌는가
3편: 윤리와 합의 – 기술보다 빠른 사회적 안전망
4편: 한국 사회의 미래 – AI와 정치·경제·문화의 전환
5편: 인간과 AI, 공존을 위한 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