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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합의, 인간의 안전망

시리즈 3편: 기술보다 빠른 사회적 안전망

by David Han

https://record17373.tistory.com/1


“기술은 인류를 구원할 수도 있지만, 잘못 쓰이면 인류를 파괴할 수도 있다.”
— 스티븐 호킹, 2017


1. AI와 윤리적 합의

2025년 3월, 유럽연합은 역사적인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AI의 사용을 제한하고 규율하는 AI Act를 공식 채택한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두고 “AI 시대의 헌법”이라 불렀습니다.

한편, 같은 해 여름 CNN은 충격적인 사례를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10대 청소년이 챗봇과 대화를 나누다 자해를 시도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기술이 너무 빨리 달리고, 안전망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윤리가 필요한 이유

AI는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닙니다.
우리의 언어를 모방하고 감정을 흉내 내며, 의사결정까지 관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특정 집단 환자가 오진될 가능성

금융 분야에서는 대출 알고리즘이 사회적 약자에게 불이익을 줄 위험

정치 분야에서는 가짜 뉴스와 여론 조작에 활용될 위험


이처럼 AI가 잘못 설계되면 사람의 삶을 바꾸는 중요한

영역에서 불평등과 차별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윤리와 합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2. 기업의 책임과 한계

구글, 메타, 오픈 AI 같은 기업들은 늘 강조합니다.
“우리는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청소년 보호 기능을

도입하며, 위기 상황에는 상담 기관으로 연결한다.”

그러나 현실의 사례는 냉정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챗봇이 장시간 대화에서 사용자의 불안을

오히려 확대시킨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기업이 말하는 가드레일은 짧은 대화에서는 작동하지만,

긴 대화에서는 힘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피해는 개인과 가족이 떠안게 됩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사실은 명확합니다.
기업의 자율적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국가와 사회의 역할

기업의 한계를 메우는 것은 제도입니다.
EU의 AI Act는 그 출발점입니다.


이 법은 AI가 어떻게 의사결정을 했는지 설명할 투명성 의무,
피해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묻는 책임성 규정,
그리고 청소년 보호와 독립적인 안전성 검증을 의무화했습니다.

물론 모든 나라가 이렇게 발 빠른 것은 아닙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아직 가이드라인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격차는 곧 국가 간 경쟁력의 차이, 나아가 시민의 안전

수준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시민의 합의와 참여

윤리와 합의는 국가와 기업만의 몫이 아닙니다.
시민의 참여와 인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AI를 사용할 때,
그 결과를 무조건 신뢰하지 않고,
한 번 더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아이들에게 AI가 내놓는 답이

정답이 아님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정치와 언론은 AI가 만든 왜곡된 정보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집단적 면역력을 키워야 합니다.

윤리는 선언이 아니라 습관입니다.

개인의 작은 태도가 모여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합니다.


4. 비판과 경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사설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AI 기업들은 대중을 사실상 테스트베드로 삼고 있다.

그 부작용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저 역시 30년 동안 IT와 사회의 관계를 지켜보며 같은 생각을 합니다.
기술이 너무 앞서갈 때, 그 부작용은 반드시 약한 사람에게 먼저 닥칩니다.
따라서 윤리와 합의가 늦어진다면,
우리가 맞게 될 미래는 혁신이 아니라 비극일 수 있습니다.


5. 희망의 단서

그럼에도 우리는 희망을 포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유럽의 첫걸음은 상징적입니다.
이미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논의를 시작했고,
국제 협력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기술을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기술을 인간의 편으로 두는 합의입니다.
그 합의가 이루어질 때, AI는 위협이 아니라 기회가 됩니다.


6. 결론: 울타리가 있어야 숲이 자란다

AI는 숲과 같습니다.
무성하고 매혹적이지만, 동시에 위험합니다.
울타리가 없다면 그 숲은 인간을 집어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울타리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 숲은 인류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터전이 됩니다.

윤리와 합의는 족쇄가 아닙니다.
기술이 인간의 편에 서도록 만드는 생명선입니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기술을 두려움으로 맞이할지, 희망의 등불로

삼을지는 우리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반드시 두 번째 길을 선택할 것이라 믿습니다.


참고문헌

EU, Artificial Intelligence Act, 2025

The Economist, Regulating AI: The World’s Next Great Challenge, 2025

The New York Times, Teens and Chatbots: A Dangerous Mix, 2025

The Wall Street Journal, AI Safety and the Cost of Delay, 2025

Nature, AI and Ethics: Building Trust in Technology, 2024


시리즈 예고

1편: 거울 앞의 인간, AI와 망상의 시대
2편: AI와 일자리 – 사라지는가, 바뀌는가
3편: 윤리와 합의 – 기술보다 빠른 사회적 안전망
4편: 한국 사회의 미래 – AI와 정치·경제·문화의 전환
5편: 인간과 AI, 공존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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