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16day 부부밖에 없다
쉬는 날이 참 자주도 돌아온다.
추석 연휴 지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일요일이다.
남아도는 시간이 반갑지 않다.
그렇다고 함부로 쓰고 싶지 않다.
마음이 젊으면 늙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건조하고 푸석한 가을만큼이나 마음이 말라가고 있는 듯하다.
며칠 전 결혼 한 큰 아들의 빈자리 때문인지 노인이 된 느낌이다.
오늘 둘째에게 “동우야 너는 결혼 늦게 해라.
엄마와 오랫동안 살자”
말을 했다.
“알겠어요...”
“..........”
그냥 한 얘기가 아니었다. 진심이었다.
“한 10년 함께 살자....”
“........”
“엄마 그럼 몇 살 되는 줄 아세요.
“40살이 되요....”
“.......”
“ㅎㅎ.....”
말수가 적은 아들이 말대꾸를 해 준다.
요즘 들어 말수가 많아져서 좋다.
시집살이에 끈을 이어준 자식들이다.
온갖 일을 겪으면서도 자식들 때문에 견딜 수 있었다.
내 자식들만큼은 나와 같은 결혼 생활은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결국은 부부밖에 없다.
서로를 위하는 것은 결혼을 하면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살아보니 미움도 사랑도 조금씩 쌓여 가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30년의 결혼생활이 눈뜨고 나니 지나간 듯하다.
앞으로의 남은 인생도 그럴 것이다
포기할 것은 하고 사람의 기대는 하지 않으려 한다.
늦은 오후 아들이 짐을 가지러 왔다.
가장의 모습이 느껴진다.
부모 품을 떠난 자식이다.
‘이제 알아서 잘 살겠지....’
하다가도 남자로써 가장으로써 살아갈 아들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