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 너머의 외로움, 그리고 뜻밖의 위안

by Yong

카운터 너머의 외로움, 그리고 뜻밖의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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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주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석 달이 다 되어간다. 이제는 평일 새벽 근무까지 더해져, 나의 일주일은 본업인 사교육과 편의점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촘촘하게 짜여있다. 아직 완벽한 적응은 아니어서 몸은 피곤하고 스트레스도 상당하지만, 나는 이 고된 노동의 시간 속에서 예상치 못한 감정의 결들을 발견하고 있다.


주말 저녁, 외로움과 해소의 이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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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의 편의점은 사람들의 활기로 가득 찬다. 카운터에 서서 나는 수많은 관계의 풍경을 목격한다. 다정하게 장을 보는 커플, 아이의 손을 잡고 들어서는 가족,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 맥주를 사 가는 직장인들. 그들을 볼 때면 어김없이 상대적인 외로움이 밀려온다. '저들은 주말을 즐기고 있구나, 나는 여기에 속하지 못했구나.'


하지만 동시에 이상한 위안을 얻는다. 만약 지금 내가 집에 있었다면, 나는 아마 혼자 넷플릭스를 보거나 유튜브를 뒤적이며 더 깊은 고립감에 빠져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나는 짧게나마 수많은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누고, 때로는 스치듯 대화를 나눈다. 그들을 통해 나는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나는 혼자지만, 완전히 혼자는 아니다." 카운터 너머에서 나는 외로움과 그 해소가 뒤섞인 이중적인 감정의 파도를 온몸으로 맞이한다.


새벽 세 시, 세상에 홀로 깨어있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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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새벽에 일하는 매장은 또 다른 느낌이다. 손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말 저녁의 소란함에 비하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새벽 세 시, 본격적으로 매장 안팎을 청소할 때면, 나는 세상에 나 혼자만 깨어있는 듯한 깊은 고요와 마주한다. 주말 저녁이 타인의 존재가 불러일으키는 감정의 소용돌이라면, 새벽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주는 고독과 단절의 시간이다.


그러다 새벽 다섯 시가 되면, 새로운 하루의 기척이 느껴진다. 주로 공사장 같은 현장으로 일찍 출근하는 분들이 김밥이나 캔커피를 사기 위해 들른다. 그들의 지친 얼굴과 묵묵한 발걸음 속에서, 나는 노동으로 시작되는 하루의 무게를 본다. 그리고 그 순간, 세상과 단절되었던 나는 다시 그들의 고단한 삶과 연결된다.


멍한 귀갓길,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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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여섯 시, 사장님과 교대하고 차를 몰아 집으로 향하는 5분 남짓의 짧은 귀갓길. 어둠이 옅어지는 거리는 고요하고, 나는 멍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는다. 편의점 안에서의 소란과 바깥의 정적이 교차하며 남긴 기묘한 여운이다. 집에 도착해 잠시 눈을 붙이고 나면, 오전 여덟 시에는 어김없이 제자를 픽업하기 위해 다시 집을 나선다. '편의점 알바'의 시간은 끝나고, '사교육 선생'의 시간이 시작되는 것이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 전, 첫 달의 나는 그저 '이 시간에 이런 일을 하고 이제야 집에 가는구나' 하는 물리적인 피로감만을 느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안다. 이 고된 노동의 시간들이 나의 외로움을 희석시키고, 나를 세상과 연결해주고 있다는 것을. 몸은 힘들고 스트레스도 있지만, 외로움을 느낄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지금이, 어쩌면 나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구원일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 또 어떤 다른 감정들이 나를 찾아올까. 나는 오늘도 카운터 너머에서, 조용히 나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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