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장애인으로서’ 대하는 것
장애인을 ‘장애인으로서’ 대하는 것
이 주제는 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하지만, 장애인을 대하는 현재의 방식, 특히 PC주의(정치적 올바름)가 요구하는 방식에 대해 나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나는 장애인을 '장애인으로서' 특별하게 대하는 것 자체가 역설적인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이 주장은 그들을 비하하자는 뜻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그들을 동등한 '인간'이 아닌 '배려의 대상'이라는 특수 카테고리에 영구히 가두고 있음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1. 금기의 영역이 만든 거리감
장애인을 대할 때, 그들을 농담의 대상으로 삼거나 일반적인 인간적 상호작용의 범주에 두는 것이 아예 금기시되는 분위기가 있다. 이는 매우 심각한 차별이다.
우리는 친한 친구나 동료에게는 편하게 농담을 건네고, 실수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는 거리낌 없이 지적한다. 이것은 상대를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한다는 강력한 신호다.
하지만 장애인에게는 이런 상호작용이 허락되지 않는다. 항상 조심스러운 언어와 태도를 유지하고, 그들의 모든 언행을 '존중'이라는 이름 아래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금기는 결국 장애인을 '특별하고 깨지기 쉬운 존재'로 취급하는 행위이며, 이는 곧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정상적인 관계를 가로막는 벽이 된다. 장애인을 만났을 때 생기는 이 어색하고 불편한 거리감은, 사실 우리 사회가 그들을 동등하게 대하는 방법을 잊었기 때문에 생긴 결과다.
2. 불편함에 대한 솔직한 지적의 필요성
장애가 있다고 해서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이 당연하게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불편한 것은 불편하다고 지적하는 것이 옳다.
예를 들어, 헬스장 같은 공공시설에서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잘못된 루틴의 행동으로 타인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그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명분만으로 위험을 감수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기적인 폭력이다. 말로는 쉽지만, 실제 맞대면하는 이들에게는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다.
이는 학교 교육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반 학급에서 적응이 불가한 아이를 모두가 배려해서 억지로 같이 수업을 진행하는 것 역시 나는 반대한다.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다수의 학생이 학습권을 침해받는 결과를 낳는다면, 그것은 장애인을 위한 교육도, 비장애인을 위한 교육도 아니다.
진정한 공존은 일방적인 희생과 배려가 아니라, 불편함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하지만 PC주의는 이런 논쟁 자체를 금지하고, 비판을 차별로 몰아붙인다.
3. 멀리서 외치는 '선'과 현장의 고통
결국 장애인에 대한 현재의 담론은, '멀리서 말로만 위하는 척하는 것'에 머물러 있다.
현실의 문제를 직접 겪지 않는 이들이 '선과 도덕'을 외치기는 너무나 쉽다. 그들의 삶에는 장애인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한 위험이나, 특수 교육 대상자를 일반 학급에 무리하게 포함시켜 발생하는 교육의 난맥상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장애인을 대면하고, 함께 생활하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이 '선한 구호'가 오히려 큰 부담이자 고통으로 다가온다.
우리가 진정으로 그들과 함께 살아가길 원한다면, 그들을 '특수한 배려 대상'이라는 성역에 가두지 말고, '실수할 수 있고, 지적받을 수 있고, 규율을 지켜야 하는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해야 한다.
장애인에게 농담을 건네고,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는 것이 가능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들을 진정한 의미에서 차별하지 않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