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정책’의 배신: 누가 청년의 이름을 훔치는가

by Yong

‘착한 정책’의 배신: 누가 청년의 이름을 훔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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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교육 현장에 몸담고 있지만, 동시에 소규모 개인사업자로서 대한민국의 경제 생태계를 피부로 느끼며 살아간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나는 ‘청년 지원’이라는 선한 가면 뒤에 숨겨진 차가운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 그것은 국가가 선의로 만든 정책이 어떻게 시장의 포식자들에게 악용되어, 결국 생태계 전체를 병들게 하는지에 대한 씁쓸한 기록이다.


1. 청년의 이름을 빌린 유령 회사들


정부는 청년 창업을 장려하기 위해 세금 감면이라는 ‘착한 정책’을 내놓았다. 청년의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몇 년간 소득세와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파격적인 혜택이다. 그 취지는 훌륭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 제도는 곧바로 시장의 약삭빠른 이들에게 완벽한 탈세 통로가 되어버렸다.


그 구조는 교묘하고 체계적이다. 실제 자본과 운영 능력을 갖춘 기성 기업이,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인 청년의 명의로 유령 법인을 세운다. 모든 매출은 이 청년 법인을 통해 발생시켜 세금 감면 혜택을 온전히 누린다. 직원은 외국인 노동자 두어 명을 고용하거나, 나머지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가족 명의로 채운다. 실제 고용 창출 효과는 전무하다. 명의를 빌려준 청년은 약간의 수수료를 챙길 뿐, 실제 사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결국 국가는 세금을 걷지 못하고, 청년 고용이라는 정책 목표는 허공으로 사라진다. 정직하게 세금을 내며 사업을 운영하는 이들은 불공정한 가격 경쟁에 내몰린다. ‘착한 정책’은 그렇게 시장을 왜곡하고, 정직한 이들의 등을 치는 ‘최악의 제도’로 변질되었다.


2. 침묵하는 감시자와 무력한 시스템


더 큰 문제는, 이 기생적인 구조가 이미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이미 너무 많은 유령 회사들이 생겨나, 국세청의 여력만으로는 이를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적발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서류상으로는 모든 것이 합법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구체적인 증거를 만들어 제보하지 않는 한, 그들은 제도의 그늘 아래서 안전하게 이익을 취한다.


이것은 단순히 몇몇의 도덕적 해이를 넘어선, 시스템의 구조적 실패다. 정책 설계자들은 ‘청년 지원’이라는 명분에 취해, 현실 시장이 얼마나 교활하게 움직이는지를 간과했다. 그리고 한번 만들어진 ‘착한 정책’의 간판은, 그것이 아무리 심각한 부작용을 낳더라도 쉽게 거두어들이기 어렵다. 그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청년의 발목을 잡는다”는 역공을 받기 십상이다.


3. 진짜 청년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묻는다. 이 정책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청년의 이름을 빌려 세금을 탈루하는 기성 기업인가, 아니면 약간의 수수료를 받고 자신의 미래를 담보 잡힌 명의 대여자들인가. 확실한 것은, 정작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려는 진짜 청년 창업가들은 이 제도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의로 포장된 정책이 어떻게 현실을 파괴하는지, 우리는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착한 정책’이 아니라, 현실의 허점을 직시하고 그것을 보완하려는 냉철한 의지다. 청년의 이름을 더 이상 도둑맞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우리는 이 기만적인 시스템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청년’이라는 단어는 머지않아 ‘이용당하기 좋은 이름’의 동의어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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