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쇼와 슈퍼계정: 마진 코인유튜버의 실상

by Yong

청산쇼와 슈퍼계정: 코인 유튜버는 어떻게 우리를 속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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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승리와 청산, 그리고 계산된 쇼


코인 마진 방송의 인플루언서들은 우리에게 꿈을 판다. 단돈 100만 원으로 하루 만에 수천만 원을 버는 기적, 소액으로 인생을 역전시키는 짜릿한 드라마. 하지만 그 화려한 무대 뒤에는 시청자의 돈을 연료 삼아 돌아가는 잔혹한 시스템이 숨어있다.


사람들은 그들이 ‘레퍼럴’ 수익을 얻는다는 것을 어렴풋이 안다. 하지만 그 구조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악랄하다. 그들이 받는 수수료는 단순한 몇 퍼센트가 아니다. 거래소와 특별 계약을 맺은 그들은, 시청자가 거래하는 금액의 절반 이상을 챙긴다. 시청자가 더 큰 레버리지로, 더 자주 거래하고, 더 많이 잃을수록 그들의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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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방송에서 주기적으로 ‘청산쇼’를 벌인다. 수억 원을 한순간에 잃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나도 너희와 똑같이 잃었다”는 동질감을 심어준다. 하지만 그것은 계산된 연기다. 그들이 사용하는 계정은 실제 돈이 들어있는 계정이 아닌, 거래소가 제공한 ‘슈퍼 계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손실은 가짜고, 수익은 연출이다. 그 쇼를 보며 “저 사람은 더 크게 잃었네”라며 위안을 얻고, “또 청산당하냐”며 조롱하는 시청자들이야말로, 자신의 돈을 상납하고 있는 가장 큰 ‘호구’다.


2. 맵핵을 든 딜러와의 불공정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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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코인 마진 거래소 자체가 거대한 ‘장부 거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호가창의 현란한 움직임은 실제 블록체인 위에서 일어나는 거래가 아니다. 그것은 거래소의 내부 서버에서, 거래소가 직접 운영하는 ‘봇’들이 만들어내는 가짜 유동성이다.


과거 마진 거래소의 압도적인 1위였던 비트맥스에서, 실수로 거래소만 볼 수 있는 내부 호가창이 노출된 적이 있었다. 그곳에는 어떤 주문이 신규 진입이고, 어떤 물량이 강제 청산 물량인지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그것은 게임으로 치면 상대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맵핵’과 같았다. 거래소는 그 정보를 이용해 개인 투자자들의 청산을 유도하고, 그들의 증거금을 고스란히 자신들의 수익으로 가져갔다.

이것이 마진 거래의 본질이다. 개인 투자자는 시장 참여자가 아니라, 맵핵을 든 딜러와 불공정한 게임을 벌이는 소모품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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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실제 노출된 호가창 캡쳐본이다. 모두들 처음엔 이게 뭐지 하고 의아해했지만 실험삼아 해당 호가창 부분에 포지션을 넣으면서 저 마이너스 수치가 뭔지 알게되고 경악들을 했었다.


3. 길 잃은 규제, 방치된 범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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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모든 구조를 보며 분노한다. 투자는 개인의 책임이 맞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최소한 이 불공정한 게임의 판 자체를 감시하고 제재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과거 정부는 엉뚱하게 일반 투자자들을 ‘도박꾼’으로 몰아가며 거래소 폐쇄를 운운했을 뿐, 정작 이 기생적인 구조의 핵심인 인플루언서들과 거래소의 내부 조작은 방치했다.


그 결과, 국내 자금은 규제가 없는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갔고, 투자자들은 더 위험한 환경에 내몰렸다. 정작 잡아야 할 것은 시스템을 악용하는 ‘벌레 같은 인간들’인데, 그들은 여전히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시청자들의 절망을 먹고 부를 쌓고 있다.


나는 하라고 해도 이런 방송은 못 할 것이다. 스스로를 속이고, 타인의 불행을 발판 삼아 성공하는 일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견디기 힘들다. 하지만 그들은 오늘도 방송을 켜고, 또 다른 누군가를 유혹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추악한 쇼가 ‘투자 방송’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유통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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