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다.
겨울이 오면 여름이 그립고
여름이 오면 겨울이 그립다.
온 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한기는
따사로운 여름의 햇살을 생각나게 만들고,
정신을 쏙 빼놓는 뜨거운 열기는
눈으로 하얗게 뒤덮인 세상을 생각나게 한다.
오늘도 나는 몸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추위에
두꺼운 이불 속으로 도망치며 다가올 여름을
기다린다.
어서 겨울이 오길 간절히 바랬던 소망을 까맣게 잊어버린채 당장 가질 수 없는 계절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어째서 나는 주어진 계절을 온전히 즐길 수가 없을까.
왜 나는 눈 앞에 펼쳐진 순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가 없는 것인가.
이럴 때마다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당장 얻을 수 없는 것을 바라는 내가 밉다.
무더위도 잊을 만큼 파란 하늘을 가진 여름을,
시리도록 차가운 공기를 잊을만큼 어여쁜 눈을 가진
겨울을, 그 순간 그대로 사랑해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