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그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 나 오늘 조금 힘들어
-그래?
그러면 오늘은
둘 다 헬스 가지 말고 술 한잔하러 가자
주차하고 다시 전화해 줘
오래간만에 불금놀이나 하자^^
그렇게 우리는 동네의 단골집으로 가서
육회와 모듬전을 주문해서 생맥주를 마셨다
기린 생맥주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집으로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다시 맥주를 사고
칼몬드를 안주로 또 마시면서
다양한 주제로 토크를 즐겼다
토요일에 조카커플과 아들과 함께
스크린야구를 했다
두 편으로 나누고 치맥내기를 했다
아들과 조카커플이 편을 먹고
우리 부부와 아들의 친구가 편을 먹었다
아들의 홈런 질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연타석 안타를 쳐서 동점으로 끝났다
역시 야구선수는 아무나 낳는 것이 아니다^^
신기하게도 모두가 운동 신경이 좋았다
마치고 소소한 치맥파티를 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재즈음악처럼 들렸다
-여보,
나 등산하고 저녁에 <아바타> 보고 싶어
당신 힘들어서 3시간 반동안 못 앉아 있겠지?
그가 등산을 하는 동안
나는 셔츠들을 다리고 스트레칭을 했다
우리는 영화관까지 걸어가는 길에
따뜻한 커피를 사서
오랜 습관대로 한 잔을 나누어 마시며
<아바타>를 보러 갔다
생애의 영화를 갱신했다
모든 장면과 모든 대사가 아름다웠다
신박한 단어와 문장에 자꾸 마음이 콩닥거렸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
부상을 당한 엄마가 마지막 숨을 거두며 남긴 말은
신이 나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로 들렸다
네 접수하겠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그것은 신을 통칭하는 용어이자
<내 안의 큰 나> 또는 <내 안의 참 나>로 이해되었다
반복되는 단어에서 신성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대사
사랑한다는 말을 넘어서서
존재 자체로
또는 있는 모습 그대로
충분한 당신을
그저 바라본다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의 손을 잡고 걸으면서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누었다
새삼
그와 연애할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