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서 연잎밥 한 상자를 선물로 받았다.
냉동 보관할 수 있는 개별 포장을 개봉해
전자레인지에 3분 정도 데우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데, 커다란 연잎 안에 호두와 해바라기 씨앗과
콩이 고소하게 씹히는 찰밥이 돌돌 말려 있고, 한입
베어 물면 다진 대추의 달큼한 맛과 은은한 연잎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신세계가 펼쳐진다.
친구에게 고맙다고 문자를 하니 밥이 어중간하게
부족하거나 급하게 밥을 해야 할 때 잘 활용하라며,
다른 반찬은 필요 없고 김치 하나면 끝이라는
친절한 답이 유쾌한 이모티콘들과 돌아온다.
혼자만의 식사를 해야 할 때 연잎밥 하나를 데우고
소박한 찬들을 마주하면 친구의 따뜻한 배려가
느껴져 단출한 식사가 파티처럼 즐겁다.
사회적으로 큰 성공이나 성과를 이루어낸 친구들을
많이 가진 어떤 지인을 부러워한 적이 있다.
내가 가진 보석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남이 가진 떡을 부러워한 것 같아 슬쩍 친구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나는 그들에게 어떤 친구인지
돌아보기도 한다.
찾을 것이 있어 냉장고의 냉동실 문을 열었다가
한편에 줄지어 선 연잎밥들을 보면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충만하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내가 한 노력들에 비해 좋은 사람들이 친구라는
이름으로 내 곁에 있음은 신의 선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를 일컬어
두 개의 육신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라고 했다.
그런 엄격한 기준이라면
이번 생에 친구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서로의 성장을 격려할 수 있는 사람이
친구라는 나의 신념에 비추어 보면 나는 이미
부자일 것이다.
내 친구들은 화려한 사람들은 아니지만
사랑이 충만한 현자들이고 나는 이제 그 누구의
어떤 친구도 부럽지 않다.
그리고 나에게는 내 소중한 친구들에게
나 스스로 조금 더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은
소중한 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