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유 어게인>을 읽고

서연주 선생님

by 자유인

반짝반짝 빛나는 샛별처럼 전도유망했던

서울 어느 대학병원의 의사 선생님이

승마장의 낙마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하고

전신마취 7번의 수술을 반복하며

장애가 남은 몸에 적응하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긴 책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생사의 경계에서 삶으로 돌아온 이야기이고

평범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건강을 잃고

원래는 익숙했지만 낯설게 되어버린

세상과 자신에게 적응해 가는 기록이다

너무 공감이 되는 시리고 아픈 이야기여서

아주 천천히 조금씩만 읽었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 극복해 가는 과정은

비슷한 경험을 해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고

그 고통들을 극복하면서 다시 경험하게 되는

신비로운 성장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문장에 다 담아지지 않는

그리고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작가님의 절절한 심정이 느껴졌다

절망의 끝에서 빛 비슷한 희망을 선택하고

그 실낱같은 희망을 하루하루 인내심으로 엮어서

새로운 성장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엄청난 긍정성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수행이다


건강이든 돈이든 관계든 상실은 아프다

가끔은

가혹하게도 그 모든 것이 연결되어

연쇄적으로 사라지거나 파괴되었을 때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극적인 순간에

생사를 판단하는 것은 신의 몫이지만

그 이후에 감당해야 하는 지난한 상실의 시간을

어떤 스토리로 만들어갈지는 각자의 선택이었

절망을 반복할지 아니면

희망과 새로운 성장을 선택할지...




왜 우리에게 이러한 상실이 오는지

이유는 다 알 수가 없다

그냥 그것이 인생이다

그리고

파도가 끝없이 오고 가듯이

상실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도

이제는 알고 있다

다만

너무 오랫동안 절망에 머물러 있으면

삶이 녹슬어 버린다는 것을 알기에

반복해서 용기를 내어서 일어서고 그 과정에서

따뜻한 사람들의 도움과 응원이 있었음을 감사하며

내가 또 그 온기를 세상에 보답하기도 한다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며

시리도록 아프게 서성거리다가

언제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은

종교도 사람도 아니었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성취든 상실이든

인생이 허락하는 모든 경험을 통해

성장을 선택하겠다는 나 자신의 단호한 의지였다

스스로 그런 의지를 가질 때

종교도 타인의 도움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에

깊이 공감한다


고난을 대하는 수행적인 자세가

성장을 일으키는 것은

인생의 아이러니이고

삶의 신비이다


반복되는 절망의 시간 속에서


커다란 성장을 선택하신


작가님의 인내심에


깊은 존경을 보내며


신의 은총의 그분과 함께 하시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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