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우유에
캡슐커피로 내린 에스프레소를 넣어
라떼 한잔을 마시고 집을 나섰다
바다에 오길 잘했다
삶이 시퍼렇게 몰려드는데 감당이 안돼서
검푸른 바다를 보며 많이 울던 시절도 있었고
천진하게 많이 웃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는 부서지는 파도가
그냥 신기하고 이쁘기만 하다
오늘 이전의 내가 없었던 것처럼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고 무감각하다
너무 생소한 느낌이다
감정의 일렁거림 없이 무심하고 평온하게
겨울바다를 감상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내가 선택하지 않은 흥겨운 음악을 듣는다
지난 간 시간들이 전생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