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베이비의 눈물

by 자유인

이제는 서로 가족 같은 지인 J가

7살 난 딸을 데리고 놀러 왔다

우리 삼총사의 송년회인 셈이다

동네 식당에서 초밥을 먹고

집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난 뒤

꼬마손님의 요청으로 숨바꼭질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했다

잠시 휴전하기로 한 휴식시간에 침대 하나씩을

차지하고 누워있는데 꼬마손님이 다가와 가만히

안기면서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 은진이 이모랑 같이 살고 싶어요.

진짜 말 잘 들을게요

이유를 물으니 엄마는 회사 갔다 오면 피곤해서

숨바꼭질도 무궁화놀이도 잘 안 해준다는 것이다

너무 귀여워서 꼭 안아주며 꼬마숙녀의 역사를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


임신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서 기적처럼

J에게로 와서 우리는 기적 베이비 또는

로또의 확률로 생긴 아이라며 또야라고 불렀다

그 기적 베이비가 숨바꼭질을 해주는 늙은 이모랑

살고 싶다고 눈물을 철철 흘리고 있는 것이다


추억이나 하나 추가해 볼 생각으로 함께 산책을

다녀오자고 아이에게 무심히 말한 뒤에 옷을

입혀서 꾸벅 졸고 있는 아이의 엄마를 남겨두고

우리끼리 밖으로 나왔다


문구점으로 데리고 가니 예쁜 장난감들을 구경하며

금세 아이의 눈이 왕방울이 되었다

나는 비눗방울 놀잇감을 고르고 아이는 조물조물

손에서 쥐고 노는 말랑이를 선택했다

아파트의 놀이터로 가서 비눗방울도 날리고

말랑이를 주무르며 산책도 하다가

집으로 돌아와 간식을 먹었다


저녁에 남편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는

바로 집에 가야 하는 줄 알고

이모부에게 인사도 안 하고

눈물을 흘리다가 더 놀 수 있다고 하니

눈물을 훔치며 남편에게 배꼽 인사를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늦은 시간에 헤어질 준비를 하면서는 눈물을

참기가 힘들어 훌쩍거리더니 깜빡하고 두고 간

감기약을 가지러 다시 차를 돌려 돌아왔을 때

살펴보니 아이의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


곧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손을 흔들며 헤어졌는데

자기 전에도 꼬맹이가 아쉬워하더라며

J에게 톡이 오고

다음 날에도 아이와 영상통화를 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함께 놀아주는 사람이

최고인 것 같다

어른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최고가 아닐까


기적 베이비가 숨바꼭질을 즐거워하는 나이까지

나는 그녀의 폭풍사랑을 누려야겠다

우리 집에 숨을 곳이 많아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