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도 있잖아요

by 자유인

반복되는 언어습관을 보면 가끔

그 사람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친구 중에

“그럴 수도 있잖아”

라는 말을 자주 쓰는 이가 있다.

평소에도

참 쿨하다 싶은 생각이 자주 드는 성격이다.


반면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라는 말을 자주 쓰는 친구가 있다.

당연히 이것저것 걸리는 것도 많고

마음을 다치면 회복기간도 길어 보였다.


나 자신은

“그럴 수도 있잖아”

라는 유형보다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라는 유형에 가까운 사람이었고,

어느 순간

세상을 살아가기 훨씬 수월한 타입으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함을 인지했다.


무엇이든

알아차림에 이르고 난 뒤의 방향 수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나는 의식적으로 조금씩 <그럴 수도 있잖아>식의 사고를 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것은 개인적인 약점들에 초연해지는 것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는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는 것이 컴플렉스였다.


여러 해 운전을 하고도 주차에 미숙하고, 기계치여서 모든 기계의 ON, OFF 기능만 쓰고, 길치에 방향치이며,

일정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하는 것도 힘들고, 술을 마시다가

절주 하기 위해 술을 남기는 것도 힘들고,

잘하는 요리의 종류도 몇 가지 안되고,

규칙적인 생활도 힘들다.

게다가

새로운 환경이나 사람에 적응하는 것도 더디고 거의 유일한 특기였던 기억력은

빠른 속도로 쇠퇴하고 있다.


반면에 간단하고 명료한 나의 장점으로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를 들면

불치의 오지라랖일 뿐이라고 놀리는 친구도 있다.


요즘은 내 불치병으로 나를 위로해 주고 있다.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어도 괜찮아>

그리고 어느 친구에게 영감 받은 언어습관으로 나를 응원하고 있다.

<그럴 수도 있잖아>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자

내 마음도 훨씬 편해졌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내 마음을 바꾸는 일인 것 같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도

내 마음을 바꾸는 일일 것이다.




그래, 가장 나답게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