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병문안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내가 앉은 전철 좌석 옆으로 한 좌석이 비었다. 젊은 연인이 승차하더니
자연스럽게 여자가 내 옆에 앉았다.
잠시 후 나의 앞쪽 좌석이 비었다.
여자가 맞은편에 앉으라고 권하자
남자는 싱글벙글 웃으며
그녀의 앞에 서있겠 노라 한다.
선물이 별거인가?
슬며시 일어서서
나는 건너편 좌석으로 옮겨 앉았다.
곧이어 남자가 내 자리에 앉고
연인은 살짝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했다. 약속이나 한 듯 우리 셋은 서로 활짝 웃어 보였다.
다음 순간 젊은 연인은
서로 기대기도 하고 깔깔깔 소리 내어 웃기도 한다.
한 여름의 이른 저녁에
별스럽게 좋을 것도 신날 것도 없는 내 마음에
밝은 등 하나 켠 듯
괜히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