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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남자의 운명

by 자유인

우리 부부에게 친 딸처럼 소중한 조카와

남편과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아들과 함께

장거리 연애 중인 아들의 여자 친구가

저녁 식사로 뭉쳤다

1차로 해운대의 유명한 맛집에서

숙성회로 식사를 하기로 하고 그 곳에 갔다가

남편 회사의 상무님과 우연히 마주쳤는데

넘나 감사하게도 계산을 해주셨다

회장님을 모시고

상무님 가족과 우리 가족이 가족 동반으로

호텔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한지 4시간 만에

몇 명의 직원들과 같이 횟집에 오신 상무님을

우연히 다시 마주쳐서 참으로 신기했다


우리는 식사 후

해운대 시장 쪽으로 이동해서

기념으로 인생 네 컷 사진을 찍고

2차로 양념 꼼장어 대자 사이즈 2판에

볶음밥까지 순삭하고

3차로 노래방까지 올킬했다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전국노래자랑에 나가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술자리에서 아들의 그녀에게

아들의 비밀을 들었다

군인 신분에 장거리 연애를 하면서

전화로 둘이서 사소한 말다툼을 하면

특수부대 수색대 안에서도 용감하다는

아들이 울먹일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면

자기를 세상 이뻐하는 누나랑 엄마가

자기를 편들어줄 줄 알았는지

아들이

우리의 얼굴을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는데

누나왈

-남자를 울리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지

중독성이 있지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웃었고

엄마왈

-아빠도 많이 울었어

힘내라

그게 사랑에 빠진 남자의 운명이야

하고 웃었다


머야 이 가족!

쿨한 것도 좋은데 너무한 거 아냐?

다들 마음 아파하면서

내 편 들어주고 위로해 줄 줄 알았어...

하는 아들의 떨리는 눈동자와

얼떨떨한 표정을 뒤로하고

슬며시 드는 생각 한 조각..,


아들아

위로를 생략하고 놀려서 미안해

그런데 있잖니

사랑에 빠지면 눈에 있는 수도꼭지가

자주 고장 나기가 쉬우니

단단히 각오하렴


너희의 이쁜 사랑을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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