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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인 Jul 07. 2024

한여름밤의 악몽


두 번째 의료사고를 겪어내고

또 부활했다

우리 구역의 돌팔이

나에게로 다 꼬이는 건가 싶다


며칠간의 힘든 복통 끝에

가장 흔하고 쉽다는 맹장수술을 했다

119에서 안내하는 병원 중에서 내가

예전에 의료사고가 있었던 병원을 패스하고

신중하게 병원을 선택했다

응급실에서 수술대기 중에 맹장이 져서

가벼운 복막염이 되었다

규율이지만

짧은 시간의 수술에는 잘 지켜지지 않는

오줌줄 꽂기를 의료진은 하지 않았고

수술 후에 불편함을 느낀 내가 간호사들에게

여러 번을 요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오더가 있어야 한다며 패싱을 당했다


전신마취 후유증 때문인지

다른 환자들과는 달리 오줌이 나오지 않고

몇 시간 동안 안으로 고이기만 해서

찢어질듯한 방광의 통증을 호소하며

내가 쇼크가 올 것 같다고 하자 그제야

방광스캔이 이루어지고 간호사들이 기겁하며

폴리라 불리는 오줌줄을 연결해 950미리의

오줌을 받아내었다

이후에 밤새도록 경련을 반복하는

방광쇼크의 무시무시한 통증에 비명을 질러대면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를 투약했다

파열직전까지 간 방광이 이후 며칠 동안

엄청난 통증을 유발했다

아주  위경련의 고통을

예민하고 예민해서 통증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방광과 요로를 통해 겪어내는 무서운 경험이었다

마약성 어쩌고 저쩌고 하는

진통제가 며칠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투약되었다


의식이 있는 환자가 오줌줄이라는 필요한 조치를 여러 번 적극적으로 요청했는데도

간호사들 선에서 가볍게 패싱 했고

오줌줄은 애초에 수술의 규정사항이다

대충 정리를 해보면

의사의 규정 위반과 간호사들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인한 업무상의 과실치상에 해당한다



예전처럼 쇼크로 내가 갑작스러운 의식불명이 되어

이 모든 과정을 보호자가 인지하지 못하여 놓치고 의료사고가 환자의 특이체질사고로 둔갑할까

두려워 고통 중에도 이를 악물고

남편에게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간병통합병원이라 정해진 면회시간 이외에는

보호자가 없이 진행되는 시스템이어서

나에게 무슨 결과가 발생하든

의식이 있을 때

진실을 보호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던 것 같다


결과는 후유증세를 남기고

나는

또다시 이렇게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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