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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인 Jul 23. 2024

7월의 어느 멋진 날에

양가 가족의 써포트도 끝났고

아이도 다 키웠고

조용한 개구쟁이인 남편의 뒷바라지도 마무리했다

법을 배운 조폭마누라만 할 수 있는

거칠고 길고 어지러운 뒷바라지였다

나에게는 별로 건강하지 않은 몸과 마음이

녹슨 전리품처럼 남았다

이 상태로 오래 살까 봐 가끔 걱정된다


아들과 백두산 여행을 다녀온 남편이

동행한 여행자들이 너무 부러워했다며

아들을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했다

어느새

그들은 서로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었고

남편은 최근 아들을 보며 자주 감격스러워한다

우리가 아이에게 남겨줄 게 없는

평범한 부모여서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라도

소중한 유산으로 물려주고자

똥물도 흙탕물도 내가 다 뒤집어쓰는 선택을

세월 동안 일관성 있게 실천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아들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이순신 장군이 아니라 아버지를 꼽는다

물론

남편이 평균보다 좋은 인격이기는 하다

내가 를 편안하게 해주는 스타일은 아니니

나는 지혜로운 악처인 셈이다


첫 결혼은 

이쁜 여자랑 살아봤으니

사는 게 그닥 즐겁지 않은

터프하고 어리버리한 이쁜이가 가고 나면

두 번째는

부자인 여자랑도 살아보라고

남편에게 한 번씩 농담을 한다

그의 유머가 많이 늘어 대답이 유창하다

처음에는

이쁘다고 우기는 무서운 여자살아봤으니

다음에는

진짜 이쁜 여자랑 살아보겠다고 한다

조금 밉상인데 은근히 귀엽기도 하다^^


아파트 전기공사로 정전이라

바닷가 나들이를 했다

요즘은

음악을 들으며

운전을 하는 순간이 가장 즐겁다


오늘 하루 행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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