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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인 Jul 22. 2024

평안과 기쁨


나는 게으르고 덜렁대고 디테일에 약하다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고 장을 보는 스타일도

물건을 살뜰히 살피면서 고르는 사람도 아니며

눈에 띄면 그냥 주섬주섬 쓸어담고

노인분들이 세상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난전이면 거스름을 팁으로 준다

부자동네가 아니어서 물가가 고만고만하니

가능한 시스템이기도 하다


마트에서 고기를 사다 보니

황도 복숭아 한 상자가 28000원이었는데

잠시 후

동네 한 바퀴를 휘리릭 돌며 난전에서

야채쇼핑을 하다 보니

작은 과일가게에서 15000원에 팔고 있었다

씨알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고 너무 탐스러웠다

순간 그녀가 떠올랐다

얼마 전에 김치를 10킬로 주문하였다며

그녀가

반을 나누어서 보내주어 퇴원 후에

 몸조리하는 내내 감사한 마음으로 잘 먹었다

마트의 한 상자 가격으로 작은 가게에서

싱싱한 황도 복숭아 두 상자를 배달시킨 후 아들에게 부탁하여

한 상자를 그녀의 집으로 보냈다


무엇을 주문하든

언제나

바로 그녀의 집으로 보내지 않고

우리 집으로 두 개를 배달받아

아들에게 부탁하여

하나를 그녀에게 보내는 이유가 있다

우리 아들을 보고 흐뭇해하고 반가워할

그녀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두루두루 살피면서 나누고 보답하는 삶을

아들에게 교육하기 위해서이다

숙성도가 달라서 물복이랑 딱복이 반반씩

섞여있는 복숭아는 기가 막히게 달고 맛있었다



매일 행복할 수는 없지만

            매일 평안을 선택하고


         기쁨을 만들어 갈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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