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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인 Jul 26. 2024

함께 가는 길

안녕하세요

무더운 여름 다들 잘 지내시나요

오늘은 최고로 덥다는 복날입니다


장을 보고 오다 보니

우리 아파트를 청소해 주시는 여사님들께서

보도블록 사이의 이끼를 파내고 있었습니다

이 무더운 한여름에

땀을 팥죽같이 흘리며 뙤약볕에 쭈그리고 앉아 극한의 작업을 하는 것을 보고

참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까요


잠시 전에 

지인이

작업을 중단하도록

소장에게 항의전화를 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여러분

연로하신 분들이 생계를 위해

청소일을 하시면서

식사도 지하에서 하고 있습니다

소장이

한여름의 이끼제거 작업지시를 멈추도록

관리실에 전화 한통씩 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분들이

비정상적인 업무지시의 고통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건강이라도 지킬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그리고

여러분들께서도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시기를 소망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우리 아파트의 단톡방에 내가 올린 글이다

주민들의 항의 전화들을 받은 소장은

다음날 아침에

이끼제거 작업의 중단을 지시했고

통상의 업무만으로도 여름이 가장 고통스럽다는

작업자들의 빗자루질이 멀리서 봐도

경쾌해졌다


사람 사는 세상을 관찰해 보면

타인을

지속적으로 배려하는 이들도 있고

습관적으로 고통스럽게 하는 사람도 있다


선도 악도 무르익으면

결과물이 실체를 드러낸다고 한다

스스로 자중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길이다


그리고

언제나 어디서나

민심이 천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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