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바보

by 자유인

등 부위의 섬유근육통과 동반자가 되고 나서 여러 해가 지났다. 통증이 심하면 호흡이 불안정해져서 운전할 때 집중력이 떨어진다.


통증이 심하던 어느 날 BMW를 박았다. 나의 실수로 접촉 사고가 생겼고 엄청난 금액을 보상했다.

얼마 후 주차 중에 또 BMW를 박았고 다시 큰 금액을 지급했다.


등의 통증에 후 달리면서 정차 중이던 승용차의 바깥 거울도 깨뜨리고, 내 차를 주차장에서 빼면서 기둥에 문짝을 박아 버리기도 했고 하다 하다 나중에는 문 콕 사고로도 보상을 했다.


많은 사고들 때문에 자동차보험의 갱신 시기를 앞두고 거의 모든 보험사에서 계약을 거절당하였다. 간신히 한 군데에서 일부 사고에 대해 내가 현금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하면서 기존의 계약보다 인상된 보험금을 지불했다.

사고의 수준에 비해 과도하게 보상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보며 속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신호대기 중에 뒷 차가 속도를 줄이지 못해 내 차의 후면을 박는 사고가 생겼다. 내려서 살펴보니 약간 찍힌 자국이 있었다.

명함을 주던 젊은 남자가 취업한 지 얼마 안 됐다며 너무도 당황해했다. 그러고 보니 상대 차량이 술 광고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잠시 생각해보고 연락할 테니 일단 그냥 가시라고 했다.

다음날 그에게 전화를 걸어

“ 별일 아니니 그냥 지나 갈게요.

대신에 언젠가 다른 분이 비슷한 실수를 해도 한번 봐주세요.”

하고 전화를 끊었다.

스토리를 들은 모두가 바보라고 놀렸다.


에휴, 안 내키는 걸 어떡하냐고.


별일 아니면 서로 좀 봐주며 살기의 나비 효과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냥 생긴 대로 계속 바보로 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