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를 마치고
따뜻한 온천탕에 앉아 있으면 행복하다
눈을 감고 있으면 엄마의 배 안에서도
이렇게 따뜻하고 포근했겠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헬스장과 다른 층에 있는 온천탕에서
가끔 마주치면 늘 반갑게 인사를 하며
유쾌하게 스몰토크를 청하시는 분이 있다
친분이 없는 분인데 언제나
다정하고 호감 있는 인사를 건네신다
어느 날
-운동했어요?
나는 오늘도 헬스를 못하고 겨우 씻기만 했네요
일을 하니까 시간이 없어서 운동할 팔자가 못되요
하고 아쉬워하셨다
-제가 그 팔자를 바로 바꿔드릴까요?
했더니 갑자기 눈이 반짝반짝 빛나며
-진짜요? 뭔데요?
하고 마른침을 삼키며 나를 바라보았다
-지금 병원들의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의식이 있는 환자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다면 아마도
목욕탕에서 머리를 박박 긁어서 세 번쯤 샴푸하고
따뜻한 욕탕에 들어가는 것일 거예요
그런데
건강해서 일도 하고 목욕도 매일 하시니
아파서 누워계신 분들 입장에서는
가장 부러운 기적인 거죠
-어쩜!!
내 팔자를 바로 상팔자로 만들어 주시네요
그것도 잠시 서서 말 몇 마디로...ㅎㅎ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아무튼 기분이 좋아지셨다니
저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