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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새싹의 실험실 Nov 15. 2021

24살 연대생이 창업을 선택한 이유

주위를 둘러보며 느낀 것들

창업을 선택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물어봅니다. 

"왜 창업이야? 연대생이면 다른 할 것도 많을 것 같은데?"


위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저의 첫 글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1. 진짜 다른 할 것이 많을까


 특히 어르신들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진학하면 대기업에서 러브콜을 받는 시기가 있었으니,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제 주위를 둘러보면 진로가 매우 한정되어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학교 기준)문과 친구들의 30%는 공무원시험/CPA를 준비하고, 20%는 로스쿨, 30%는 대기업 마케팅 또는 영업 직무를 준비합니다. 나머지 20%는 뭐하고 사는지, 어느 순간 증발해버리고 없습니다.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요. 진짜 뭐 하고 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흔히들 이과라고 하면 진로의 폭이 더 넓다고 생각하는데 가만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전공을 살려 선망받는 기업에 취직을 하려면 학부연구생을 거쳐 대학원 생활을 하는 것이 일종의 관례로 자리잡은 듯 합니다. 그마저도 40대 중반에 퇴직하는 경우가 다반사이죠.


 좋은 대학의 학생들이 눈이 높아져서 괜히 사서 고생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견해는 부분적으로만 동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능력이 있는 청년들이, 자기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탓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오히려 그런 일자리가 너무 적어서, 치열한 경쟁 할 수 밖에 없는 경제 현실의 탓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창업은 합리적 선택의 결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 정말 열심히 공부합니다. 주위를 둘러봤을 때, 하루 10시간씩 평균적으로 주 60시간씩은 공부합니다. 특히 5급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분들은 살벌하게 공부합니다. 평균 수험기간이 3.5년인만큼 뒤로 갈수록 절박해지니까요. 


 대기업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턴경험, 대외할동경험, 양호한 학점, 자기만의 스토리가 두루 갖춰져 있어야 취업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습니다. (물론 선망받는 기업 기준입니다) 이과 친구들은 전공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문과 친구들은 경제 경영은 물론 요즘은 코딩까지 공부합니다. 단적으로, 마케팅 직무에서 MySQL 못 다루면 '문돌이' 취급 받으니까요.


 다들 정말 피 터지게 삽니다.  그 와중에 연애까지 하는 분들 정말 대단합니다.  

그런데 다들 바쁘게 사는 것에 치여서 이 생각은 별로 안하는 것 같습니다. 


"그럴 가치가 있을까?"


 공무원 시험이든, 취업이든 결국은 다른 누군가가 정해놓은 일정한 허들을 통과하고 보상을 받는 것입니다. 그 허들을 넘으면 주변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런 허들을 통과하는 것, 이제까지 평생 하던 일 아닌가요? 


유치원에서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아서 선생님의 칭찬을 받는 것부터, 

수능에서 고득점 하여 '인정' 받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까지. 


전부 누군가가 정해놓은 틀에 박힌 과업을 처리해나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얘기할 때는 이를 '슈퍼 울트라 개미'의 삶에 비유합니다. 계속해서 성장하고 몸집을 키우지만, 누군가가 정해준 기준을 따라갑니다. 아무리 성실하게 일해도, 누군가(보통은 상사나 사장이겠죠)에게 자신을 끊임없이 증명하지 못하면 언제 퇴출당할지 모릅니다. 이런 삶을 무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네 아버지들이 묵묵히 이런 삶을 인내해오셨기에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짜피 정해진 길을 가는 것도 무지막지하게 힘들거라면, 

같은 노력을 들여서 창업 하는게 낫지 않을까? 


 용의 꼬리가 되는 것도 엄청나게 힘들거라면, 같은 노력으로 뱀의 머리가 되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직접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성공했을 때의 보상도 온전히 누릴 수 있으니까요. 하고 싶은 것은 원없이 다 해볼 수 있다는 것이 큰 메리트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시장'에게 인정을 받아야겠지만ㅋㅋㅋ 적어도 윗 사람들에 의해 제가 내는 아이디어들이 묵살당할 일은 없겠다는 것에 신이 많이 났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해봤어요. 스타트업 대표로서 하는 일들, 세상에 대한 저의 시선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해요:) (많관부 ㅎ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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