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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새싹의 실험실 Nov 17. 2021

스타트업 시행착오 시리즈 [시장조사]

잠재고객 인터뷰의 불편한 진실 & 프리토타입에 관하여

1. 쪼꼬미 스타트업


저희 스타트업은 지금 법인설립 후 2개월, 팀빌딩 후 6개월이 채 안된 아기 스타트업입니다. 운이 좋아서 일찍 VC 시드투자를 유치하게 되었지만 아직 스타트업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스타트업이 되고 싶은 무언가"에 가깝죠. 제가 따로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험이 풍부한 것도 아니기에 요즘 독서에서 힘을 많이 빌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너무 책에만 의존하는 것은 "연애를 책으로 배웠어요"와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잠재고객들을 만나러 다니자!"


2. 인터뷰 대장정


 인터뷰를 무작정 잡기 시작했습니다. 지인, 지인의 지인, 지인의 지인의 지인까지. 2주간 20명 가량의 잠재고객들과 1:1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아시겠지만 저는 성격이 많이 급한 편입니다. 어떤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나중에 감당이 안될 정도로 많이 잡아버리죠.


 인터뷰를 통해 아이템에 대한 첫인상, 초기 유입을 늘리기 위한 조언, UI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질문을 했씁니다. 인터뷰를 통해 새로 배우는 것이 정말 많았습니다. 고객의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게 되었고, 생각지도 못하는 지점에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저희 잠재 고객은 대부분 여성이기에 제가(남자입니다) 간과했던 포인트들을 많이 짚어주셨습니다. 호르몬 주사라도 맞아야 하나ㅠ


가장 재밌으면서도 당황스러웠던 피드백은

"이 글 딱 봐도 남자가 썼네요. 여자들은 '이쁜'이라는 단어를 문어체에 잘 쓰지 않아요"

독자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네요,,,


3. 인터뷰 내용과는 다른 결과


 10명 중 9명의 인터뷰이가 저희 아이템에 상당히 긍정적이었으며, 꼭 해보고 싶다고 응답해줬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분들이 이용자 신청을 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 반응에 따르면 사람들은 저희 아이템을 듣자마자 열광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런 반응까지는 나오지 않더라고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인터뷰이를 만난거지, 잠재고객을 만난 것이 아닙니다"


인터뷰이는 답변에 따른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즉, 돈을 투자하고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이 아닌 것입니다. 인터뷰의 대가로 사례금도 받으니 시간도 그렇게 투자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찾는 것은 '적극적 투자'를 감행하면서까지 저희 아이템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잠재 고객'입니다. 인터뷰를 하는 것 자체의 의미는 있겠지만, 아이템의 서비스 가능성을 단순히 인터뷰를 통해 가늠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죠. 인터뷰이들이 전부 좋은 아이템이라고 하더라도, 잠재고객들에게는 '적극적 투자'를 하면서까지 원하는 아이템이 아닐 수 있는 것이지요.



4. 결론은 프리토타이핑

 최근에 읽은 책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에서는 프리토타이핑(Pretotyping)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마 프로토타이프(Prototype)은 들어봤어도 프리토타이프(Pretotype)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시제품을 내는 프로토타이핑과 다르게, 프리토타이핑은 시제품인 '척(pretend)'하는 무언가를 통해 PMF(Product Market Fit)를 검증합니다.


 예컨대, IBM은 음성인식 기술이 제품-시장 궁합이 맞는지 평가하기 위해 프리토타이핑으로 아이템을 검증하였습니다. 제가 마이크에 음성으로 타이핑 할 내용을 말하면, 전문 타이퍼(30년도 전이라는 것을 감안해주세요ㅎ)가 그 내용을 빠르게 속기하고 그 결과를 제 모니터에 띄워줍니다. 저는 전문 타이퍼가 전부 타이핑을 하는 것도 모르고 '우아 음성인식이다!!'하고 생각합니다. 이로써, IBM은 실제로 음성인식을 개발하는 막대한 자원을 들이지 않고도 사람들이 이 아이템을 원하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게 되죠.


이 책을 읽고, 느꼈습니다.


"이제는 인터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프리토타이핑으로 아이템을 검증해야 하겠구나"


 정말 저희 아이템이 시장이 원하는 아이템인지 확인하는 과정은 프리토타이핑으로 검증 해야하는 것이지, 인터뷰로는 정확한 검증은 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제가 어떤 프리토타이핑을 썼는지 바로 공개해버리면 서스펜스가 떨어지니까 다음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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