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호르몬에 지배받는다. 그것을 요즘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나는 배란기와 생리 직전 며칠에 특히 식욕이 폭발하는 편이다. 요즘 위고비를 맞았는데도 식욕이 돌길래 달력을 보니 배란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두 호르몬의 다툼 속에서 제발 위고비가 이기기를 바랄 뿐인데, 지금 상태로 봐서는 밀리고 있는 것 같다. 살도 안 빠지고, 아니 오히려 체중계 속 숫자가 증가했고, 몸이 너무 피로하고, 식욕만 돋는다.
요즘에는 우울증 시기도 겹쳐서 어떻게든 마인드를 다스리려고 갖은 방법들을 써보는데 쉽지가 않다. 이쪽 호르몬도 문제다. 약은 잘 먹고 있는데, 이럴 때마다 너무너무 슬프고 눈물 날 만큼 속상하다. 아직 갈 길이 구만리인데, 이런 멘탈로는 버틸 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운동과 식단을 잘 마무리 한 날에도 나는 항상 부족한 점을 찾는다. 절대 스스로에게 칭찬하지 않는다. 어쩌다 과일 하나 더 먹은 날, 혹은 5분이라도 덜 걸은 날은 자책에 빠져 실패자라고 나를 몰아붙인다. 평소에도 자기애나 자존감 같은 말과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어떤 일을 마음먹고 할 때는 특히나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는지도 모른다. 몸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걸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요즘 내 마음은 지옥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