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간밤에 들려오던 비바람 소리에

맹호연, <봄날의 새벽> 감상

by 소오생

봄날에 잠이 드니

어느새 새벽

곳곳에 지저귀는

새 우는 소리


간밤에 들려오던

비바람 소리에

꽃잎은 또

얼마나 떨어졌을꼬...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

夜來風雨聲, 花落知多少?


맹호연孟浩然, <봄날의 새벽(春曉)>




한국어 낭송 : 소오생 배경 음악 : Satie – Gymnopédie No.1





봄날에 잠이 드니

어느새 새벽

곳곳에 지저귀는

새 우는 소리


평화로운 봄날.
선잠이 들었던 탓일까, 아니면 계절이 사람을 무디게 만든 것일까.

눈을 떠보니 어느새 새벽.

즐겁게 지저귀는 새소리가 맑은 정적을 깨고 들려온다.


간밤에 들려오던

비바람 소리에

꽃잎은 또

얼마나 떨어졌을꼬...


고요함과 평화로움을 즐기던 시인은,

문득 간밤의 선잠 속에 들려왔던 비바람 소리를 떠올리곤 이내 마음이 불편해진다.


비바람이 지나가면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게 마련 아니던가.

비바람 한 번에 흩어져버리는 그 모습...

힘없이 스러져가는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떠올리게 하지 않던가.

화사한 봄날의 작용이라 그 흔적이 더욱 처연하지 아니했던가.


그리하여 시인은 중얼거린다.

오호라... 간밤에 꽃잎이 또 얼마나 떨어졌을꼬...



맹호연(孟浩然, 689~740)은 자연 속의 고요함을 노래한 자연파 시인이었다.
그러나 그의 고요함은 세상의 소음을 눈 감은 채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 그의 시는 그러나 우리에게 담담하게 묻고 있다.


밤사이, 얼마나 많은 것이 스러졌느냐고.

그리고 당신은 그 질문에 얼마나 오래 침묵할 것이냐고.





화창한 봄날이 이어지던 요즈음, 어제 그제 비바람이 휘몰아쳤다.

선잠이 들었던 소오생이 눈을 떠보니...

중동 머나먼 곳에서 또 수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스러져갔단다.


간밤 먼 곳의 비바람은 먼 곳의 꽃잎만이 아니라 인류의 공멸을 불러올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비바람을 그저 '자연 현상'이라는 이름으로 방관할 수 있는 것일까.


때마침(2026. 4. 10)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서 차고논금借古論今의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비인도적 만행을 비판했다. 이 물음은 이제 더 이상 한 편의 중국 고전시 감상 속에서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게 된 것이다.


소오생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만행을 규탄한다.

네타냐후를 전범으로 고발한다.




중국어 낭송 : 소오생 배경 음악 : 蔡珊,《平沙落雁》(古琴)





# 맹호연, <봄날의 새벽>

# 孟浩然, <春曉>

# 중동 전쟁

# 차고논금 借古論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