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 부산물

by 여름

이번 상담 때 이별에 대한 주제로 얘기를 하니깐 펑펑 울었다.

상담 선생님께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충분한 애도 기간을 가지라고 했는데

나는 스스로 빨리 나으라고 채찍질을 많이 한 것 같다. 저번 주 상담 후 상담 선생님의 말을 곱씹다보니

결국 집에가서 엉엉 소리내서 울었다. 울고 나니 내가 그동안 이별 후 슬픔 감정을 감당하고 싶지 않아서 많이 애쓴 것 같다.

상담 선생님께 지난 상담에서 충분히 슬퍼하라는 말대로 많이 울고, 기억도 많이 하려고 했다.

그리고 이번주에는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힘들었던 이야기도 많이했다. 사실 이 당시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너무 힘든 나머지, 감정을 억압하고 시간이 지나서 잊히기만을 기다렸던 것 같다.

그래서 성인이 되서도 남자찬구와의 이별도 빨리 잊고 덮어버리기 급급했다.

근데 감정을 그대로 덮어버리면, 결국 기억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더더욱 알 수 없이 서글퍼지고 좋은 일이 있어도 감정에 무감각해지게 된다.

남자친구와의 이별 후 너무 힘들어서 부산으로 여행도 떠났지만 갔다와서도 남자친구가 보고싶고, 꿈에도 계속 남자친구가 나온다.

분명 내가 헤어지자고 한 이별이어서 죄책감을 느낄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립고 보고싶은 마음도 똑같은 것 같다.

나는 어떤 이별이든 슬픔을 느끼기 너무 힘드니깐 금방 덮어두기 급급했지만! 이제는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하는 기간을 가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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