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는 등록금이 비싸다. 그래서 이왕이면 등록금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아득바득 받으려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그러다 동기들에게 학교 무료 심리 상담이 꽤나 좋았다는 말을 듣게 되고, 나도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데 한 번 신청해볼까? 싶어서 지원하게 되었다.
학교 홈페이지로 상담 신청을 하자마자, 곧이어 상담센터에서 언제 상담을 받을지 일정을 잡겠다는 전화가 왔다. 이렇게 바로 상담을 받는다고? 내가 신청한 거였지만 곧바로 상담을 받을 생각을 하니 불현듯 괜히 신청했나 싶었다. 나는 중학생 때 이미 상담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상담에 가면 내내 기억하기 싫은 기억을 끄집어내야 할 수도, 수치심 어린 기억들을 다시금 내 입으로 말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나는 이 모든 경험을 다시 겪고 있었다.
내 과거를 죽음 직전 파노라마처럼 다시 기억하려고 애쓰고 있고, 그 안에 어린 수치심을 날것 그대로 상담사에게 털어놓는다. 마치 사실대로 얘기하면 그만한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모든 아픔이 사라질 수 있다는 듯이.
앞으로 총 16회의 상담 회기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과 생각들을 풀어낸다면 이 노력에 대한 대가로 내 아픔을 발판 삼아 좀 더 성장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