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박물관 소장의 그림들 (1)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에서는 1983년에 처음으로 소장품 도록을 발간했다. 당시 관장을 맡았던 강신항의 발간사는 박물관의 성격을 간단하게 시사해주고 있다. '주로 조선시대 사대부의 생활상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유물을 중점적으로 수집, 수장'해 오긴 했으나 실질적으로는 전반적인 면이 없지 않다는 점을 털어놓고 있는데 곱씹어보면 상당히 솔직한 토로라는 생각이 든다. 가령 조선시대 문화와 직결된다는 인상을 주는 이 박물관에서 생각보다 여러 점의 청자 작품을 보게 된다면 놀랄 수도 있을 것 같다. 박물관에서는 이후 1998년에 전체적인 내용을 보완한 소장품 도록을 재출간했다.
1983년판 도록의 서두에는 열 점의 원색도판이 실려 있는데 2번에서 4번 도판은 각각 청자와 분청사기, 백자가 있고 5번에서 7번 도판이 그림이다. 이 가운데 가령 7번 도판인 〈문묘향사배열도〉나 중국 작품인 6번 도판 〈행단현가도〉는 박물관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대표작으로 채택되었을 것이다. 8번, 9번 도판처럼 편종, 편경과 같은 악기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도 이와 관련해서 특징적이다.
5번 원색도판은 이 박물관의 가장 대표적인 회화 소장품이라고 생각되는 《동유첩》 중의 한 폭인 '만폭동'이다. 이 화첩에 남아 있는 삼십여 점의 그림 가운데 왜 이 작품이 대표작으로 선택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동유첩》은 이후 1994년에 전체적인 번역과 이후 이 박물관의 관장을 지내기도 하는 조선미의 논문이 수록되어 개별적으로 도록이 출간된다. 1820년대에서 1830년대 사이에 그려진 이 작품의 화가에 대한 언급은 남아 있지 않으나 김홍도 산수화풍을 모방한 직업적 화가의 솜씨일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흑백도판은 총 141점이 실려 있고 이 가운데 서예는 20여 점, 회화는 10점이 조금 넘게 실려 있다. 물론 1998년판 도록에서는 이보다는 좀 더 많은 작품이 보인다. 이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보물로도 지정된 오세창 편의 《근묵》이다. 문화유산 소장가로서의 오세창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이 서첩은 이후 2009년에 총 다섯 권으로 된 두꺼운 도록으로 출간되었다.
회화 작품 가운데 가령 104번 도판인 강세황의 〈문구〉는 강세황이 그림을 그리고 허필이 화제를 쓴 것으로 이후 그의 문방구를 그린 주요 작품 중 하나로 소개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