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과 디자인의 속도 격차가 기업 성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일하다 보면 늘 반복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마케팅팀은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광고 카피를 바꾸고, 콘텐츠 전략을 수정합니다. 그런데 디자인팀은 늘 한 발 늦습니다. '이번주 안에 이 배너 3종 수정 가능할까요?', '내일 오전까지 새로운 랜딩페이지 시안이 필요해요'와 같은 요청이 쏟아지죠. 마케팅은 빠르게 달려가는데, 디자인은 늘 뒤를 따라가다 보니 팀 사이에 긴장감이 생깁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요? 그리고 이 격차를 줄일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은 제가 경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이 문제를 풀어볼까 합니다. (*바쁘시면 마지막 문단만 보셔도됩니다.)
마케팅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피 한 줄을 수정하거나 광고 세팅을 바꾸는건 몇 분이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디자인은 다릅니다. 디자인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게 아니라, 브랜드 톤앤매너와 일관성을 맞추고,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며, 다양한 디바이스와 채널에 대응해야 합니다. 즉흥적으로 그냥 빨리 만들어달라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제가 과거 경험한 한 기업에서도 마케팅팀은 매주 새로운 이벤트를 기획 했지만 디자인팀은 한 주 전 캠페인의 수정 작업에 묶여 있었습니다. 결국 캠페인 런칭은 늘 늦었고, 서로에 대한 불만만 커졌습니다. 이건 디자이너가 게으르가느 속도가 느려서가 아니라, 디자인 자체가 즉흥성보다 프로세스를 요구하는 업무이기 때문입니다.
마케팅팀과 디자인팀의 속도가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단순히 인력의 불균형 입니다. 보통 마케팅팀은 인원이 늘어나는 속도가 빠릅니다. 퍼포먼스 마케터,콘텐츠 마케터, 인플루언서 담당자 등 업무가 세분화되면서 팀이 확장됩니다. 반면 디자인팀은 여전히 1-2명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한 두명이 브랜드 관리, 배너, 영상, UI, 프레젠테이션 자료까지 모두 맡다 보면 마케팅에서 쏟아지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는건 당연한 일입니다. '속도 격차'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디자인 리소스가 늘 부족하게 세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이유는 전략 부재입니다. 마케팅이 즉각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움직이다 보니, 디자인 요청도 단기적인 수정 위주로 흘러갑니다. 하지만 단기 대응만 반복하면 디자인은 점점 누더기가 됩니다. 예를 들어, 랜딩페이지를 매번 급하게 수정하다 보면 버튼 위치, 색상, 문구가 제각각이라 브랜드 일관성이 깨집니다. SNS 배너도 행사마다 톤이 달라져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자인이 뒤따라간다는건 사실상 전략 없이 마케팅 요청이 누적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즉, 마케팅과 디자인이 동시에 움직이려면 요청의 방향성, 브랜드 가이드, 우선순위 정리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마케팅은 속도가 생명이고, 디자인은 완성도가 생명입니다. 이 두가지가 충돌할 때 기업은 늘 어려움을 겪습니다. 디자인팀이 뒤처진다고 탓할게 아니라. 디자인의 프로세스적 특성을 이해하고, 마케팅과 디자인 리소스간의 구조적 불균형을 조정하며, 단기 요청이 아닌 전략적 협업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말처럼 쉽진 않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은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모든걸 해결해야 하죠. 그래서 요즘은 '디자이너 구독 서비스'를 많이들 찾습니다. 필요한 순간, 필요한 분야의 디자이너 리소스를 유연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NEXTIN 같은 디자이너 구독 서비스가 주목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마케팅 속도에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브랜드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