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미소(味噌)우동 한 그릇으로 만든 달콤한 미소.

195. 나고야시 나카구 야마모토야 소혼케(山本屋総本家 本家)

by 초빼이

'나고야 메시(名古屋めし)'라는 한 단어에는 나고야와 인근 지역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향토 음식과 식문화를 망라하는 의미가 모두 들어있다. 나고야 메시의 개념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20년 전인 2005년 일본의 아이치 엑스포였지만 그 파급력은 실로 엄청났다. 나고야를 찾는 일본인들과 외국에서 찾은 관광객들마저 '나고야 메시'를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 나고야 시내 곳곳의 식당을 찾았다. '히츠마부시'나 '미소니코미 우동'과 같은 아주 오래전부터 먹던 음식에서부터 '키시멘'이나 '테바사키'와 같은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음식까지 나고야를 찾는 이들의 입을 만족시키지 못할 음식은 없었다. 그야말로 나고야 관광의 핵심요소로 등극한 것.


20여 년이란 짧은 시간에 '나고야 메시'가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게 된 것은, 추측컨데 가진 가장 원초적인 맛에 대한 오랜 탐구가 아닐까 한다. 나고야 메시를 대표하는 음식 중 '키시멘'과 '하츠마부시'를 제외한 나머지 음식들은 나고야 고유의 '아카미소(赤味噌)'를 사용하는 음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콩으로만 만드는 '마메미소(豆味噌)' 계열의 '핫초미소(八丁味噌)'로 대표되는 나고야의 아카미소는 짙은 색상(검붉은 색)과 진한 감칠맛, 그리고 고소한 콩향이 특징이다. 그러나 진한 맛을 가지지만 짜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일본의 미소된장을 잘 모르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나고야 거리 곳곳에서 풍기는 핫초미소의 향을 맡으면 '진한 된장냄새'라고 바로 떠 올릴 수 있을 만큼 그 향도 친숙하다.


된장을 대하는 우리나라 사람처럼, 일본인들도 일본 된장인 '미소(味噌)'를 접할 땐 양념이나 조미료라는 인식보다는 '집, 가족, 계절, 지역'을 연상케 하는 '추억'이라는 단어에 더 무게추를 둔다. 간장, 다시와 함께 일본 음식의 골격을 이루며 그 향과 맛을 통해 기억을 추억으로 바꾸기도 한다. 우리가 '어머니의 손맛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 올리는 것이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인 것처럼 일본인도 '오후쿠로노 아지(おふくろの味, 어머니의 (손)맛)'을 떠올리며 가장 먼저 리스트에 올리는 것이 '된장국(味噌汁)이나 고기감자조림(肉じゃが')이다. 심지어 일본어에는 '미소시루(된장국)'를 공손하게(높임말의 의미로) '오미오츠케(御御御付け, おみおつけ)'라 부르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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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에도, 일본의 미소된장국이나 고기감자조림의 맛을 보면 묘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로 '감칠맛'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인간이 식별할 수 있는 맛은 '5개'(짠맛, 단맛, 신맛, 쓴맛, 감칠맛. 최근에는 매운맛도 통증이 아니라 6번째 맛으로 취급되고 있다). 그중 감칠맛(うま味)은 감칠맛을 내는 물질에 의해 느낄 수 있는 맛이다. 그 감칠맛을 내는 대표적인 요소 중 하나가 '아미노산(글루탐산염)'이다.


감칠맛은 인간이 가장 먼저 맛보는 '맛'으로도 알려져 있다.

어머니의 모유(母乳)나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 자신을 둘러싼 양수에는 다량의 아미노산(글루탐산염)이 들어있다. 그래서 감칠맛은 인간이 가장 먼저 느끼고, 가장 안정적이고 안전한 상태(어머니의 뱃속에 있는 상태)에서 느낀 첫맛이다(출처. 아지노모토 웹사이트). 우리의 음식도 그렇지만 이탈리아의 안쵸비에도 그리고 여러 나라의 다양한 소울 푸드에도 감칠맛이 다량 포함된 것을 보면 '감칠맛=어머니의 맛'이라는 공식이 그리 잘못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나고야 메시에는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나고야 미소를 재료로 하는 음식이 절반 이상이다.

나고야의 향토음식으로 등극한 '미소카츠(된장소스 돈가스)', '미소 니코미 우동(진한 된장소스 국물의 우동)', '테바사키('나고야 코친'이라 불리는 나고야(아이치현) 산 닭의 날개를 튀겨 타레를 바른 음식)'는 공통적으로 미소(味噌)를 사용한다. 일본식 된장과 그 고유의 감칠맛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끌어올린 음식들이 주를 이룬다. 키시멘과 하츠마부시만 아카미소를 사용하지 않는 음식이다. 이런 관점에서 '나고야 메시'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일본인들에게 '미소(味噌)'가 가지는 의미와 감칠맛에 대한 인간의 공통적이고 본능적인 귀소본능을 자극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추측도 가능하다. 된장에서 느낄 수 있는 따스함, 고향과 같은 포근함 그리고 편안함이 나고야의 밥에는 들어있기 때문이다.


'나고야 메시'에 대한 초빼이의 가장 마지막 도전이 '미소니코미 우동(味噌煮込みうどん)'이었다. 나고야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오던 마지막 날 일정에 미소니코미 우동 노포를 넣었다. 나고야식 핫초미소의 진한 향과 감칠맛을 그대로 안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첫 끼니를 된장찌개로 하면 우리의 된장과 일본의 된장을 비교할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동안 순하디 순한 교토나 도쿄의 백미소만 경험해 왔던 터라 진한 맛과 향으로 유명한 아카미소(적된장)도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나고야의 중심부에 있는 사카에(栄) 역 인근에 자리한 '야마모토야 소혼케(山本屋総本家 本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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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뉴판 / 2. 삿포로 쿠로 라벨 맥주 / 3. 하쿠사이 츠케모노(白菜の漬物)

나고야의 노포 미소니코미 우동집을 검색하면 '야마모토야 소혼케(山本屋総本家 本家)'와 '야마모토야 점(山本屋本店)' 등 두 곳의 '야마모토야(山本屋)'를 찾을 수 있다. 두 집 모두 미소니코미 우동을 전문으로 하는 나고야의 노포다. 또한 두 곳 모두, 1925년 '시마모토 만키치'씨가 '오쓰'에 창업한 음식점 '야마모토야(山本屋)'를 기원으로 한다. 다만 야마모토야 본점(山本屋本店)은 시마모토 씨의 선대인 '나카오 미네타로(中尾峯太郎)'씨가 창업한 해를 창업연도로 삼기에 서로 창업 연도가 다르다. '야마모토야 소혼케(山本屋総本家 本家)'는 1943년 태평양 전쟁의 여파로 영업을 중단했다가 야마모토야의 종업원이었던 '마치다 유키에(町田雪枝)'씨가 상호를 양도받아 1949년부터 현재의 자리에서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3대째인 마치다 젠이치에 이르러 나고야의 명물로 성장하였다.


아침 11시를 조금 넘어 찾았던 야마모토야 소혼케의 근처에 이르자 구수한 된장 냄새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초빼이가 원하는 집 근처에 도착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오피스와 그곳에서 근무하는 이들을 위한 상점가가 적절히 섞인 여의도나 광화문 일대를 걷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단순한 외부와 달리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오래된 노포의 분위기가 진한 미소향처럼 퍼져 나갔다. 거리에서 맡은 미소향에 이미 '좋은 가게를 찾았다'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처음 방문한 곳이라 가장 기본적인 음식의 맛부터 보고 싶어 '보통 니코미 우동'을 주문했다. 당연히 시원한 입가심을 위한 맥주도 한 병 추가했다.


소니코미 우동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몇 가지 개념을 알아야 한다. 바로 '코시(コシ)'와 '맛(味)', 그리고 '코쿠(こく)'다.


'코시'는 흔히들 '쫄깃함 또는 탄력'이라 번역할 수 있지만 단순한 '딱딱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동에서의 코시는 '탄력(면을 씹었을 때의 반발력)'과 '점성(끊어지지 않는 끈기)'가 함께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면의 '탄력'을 이야기하면 보통 '쫄깃쫄깃함'과 '끊어지지 않음'을 함께 뭉뚱그려 표현하지만 일본은 이 두 가지의 식감을 철저하게 별개의 것으로 생각한다. 겉면의 부드러움과 씹었을 때 '툭'하고 버티는 힘, 그러다 끊어지는 순간 느껴지는 깔끔함과 같은 마무리를 각각의 것으로 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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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야에서는 이 식감을 내기 위해 면을 반죽할 때 소금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철저하게 물과 밀가루만으로 제면하고 점성이 높은 국물에 바로 넣어 끓이지만 오래 끓여도 면이 쉽게 퍼지지 않는 '코(コシ)'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면 우리의 칼국수를 먹을 때 느낄 수 있는 '쫄깃함'과 라면을 끓일 때 '꼬들꼬들함', 파스타 면의 '알단테'를 우동면 하나에서 동시에 구현했다고 할까? 이 세 가지 식감을 하나의 면에서 구현한다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지만 이 집에서는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 정말 이 세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면을 씹으며 '신기하네~!'라는 생각을 수없이 되풀이하게 된다.


'맛'은 미소와 다시, 그리고 재료들이 만들어내는 조화다. 굉장히 깊고 중후한 맛이다. 우리가 흔히 표현하는 '맛있다, 없다' 또는 '맛이 깊다' 등의 느낌이다.


'코쿠(こく)'는 '진함'이나 '깊은 맛'라고만 단순하게 표현하기엔 뭔가 아쉬움이 있다. 일본인들이 정의하는 코쿠는 특정한 맛(짠맛, 단맛 등등)이 강한 상태가 아니라, 여러 맛들이 합쳐져 만들어내는 '깊이(Complexity, 복잡성)'와 '반향(Mouthfulness, 퍼짐)' 그리고 '여운(Lingeringness, 지속성)'까지 포함한 의미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감칠맛의 깊이와 영역'을 표현하는 말이다. 된장만 잔뜩 푼 찌개가 아니라 멸치나 다시마 표고 등으로 우려낸 다시에 된장을 풀고, 고기나 어패류의 감칠맛과 기름기를 더해 만들어진 맛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이같은 것이라고 할까? 입속에 향과 맛이 남아 오래 지속되는 상태가 길수록 고쿠에 더 가까워진다고 할 수 있다.


미소니코미 우동은 두터운 흙냄비(土鍋, 도나베)나 야키나베(焼き鍋, 구워만든 냄비) 같은 용기를 쓴다. 미소니코미 우동의 핵심 중의 하나는 뜨거운 열을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기에 뜨거운 열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 거기에 면이 천천히 익으며 버티는 식감인 '코시'를 만들기에도 용이하다고 한다. 향을 잡기 위해 뚜껑도 반드시 필요하다. 마치 우리의 뚝배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나라의 뚝배기 음식들도 예전에 뚜껑을 덮어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모습을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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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미소니코미 우동의 면 / 3. 면의 가운데 '심'이 보일 정도의 익힘 / 4. 흙냄비(土鍋)의 뚜껑을 앞접시처럼 쓴다

테이블에 올라온 미소니코미 우동 그릇을 그대로 두고 향을 맡았다. 가게 밖에서 맡은 향이 시작된 곳이다.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수증기 가득, 진한 미소향을 품고 있다. 뚜껑을 열었다. 마치 화산이 폭발하기 직전, 마그마가 꿈틀거리며 끓어오르는 듯한 모습이다. 거품이 한 번씩 부풀어 오르고 터질 때마다 깊은 감칠맛과 향을 내 콧속으로 쑤셔 넣는 듯하다. 뚜껑을 뒤집어 앞에 놓았다. 나고야의 미소니코미 우동은 뚜껑을 앞접시처럼 사용해서 먹는 것도 특징인 음식이다. 여기저기 그을리고 긁힌 흔적이 훈장처럼 남아있는 도나베(土鍋) 받침마저도 사랑스럽게 보인다. 진하고 점성이 있는 미소국물에 생면의 전분기까지 뒤엉켜 정말 마그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우동을 내준 직원분의 '뜨거우니 조심하라'는 말씀이 이미 몇 겹이나 식탁 위에 쌓여 남았다.


한국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뜨거운 국물 음식을 앞에 두면 본능적으로 수저를 먼저 든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국물에 목숨을 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초빼이도 중식 스푼을 들어 국물을 먼저 마셨다. 딱 한 스푼에 나고야에 머물며 마셨던 모든 술들이 순식간에 기억에서 잊혔다. 그야말로 초빼이가 이 세상에 나올 때 그대로의 몸이 된 것 같았다. 이런 상태가 감칠맛을 제대로 느껴야 할 타이밍이다. 초빼이가 세상에서 처음으로 감칠맛을 맛보았을 그 상태와 거의 유사해졌다. 아주 오랜 시간 달여 농축시킨 한약을 마시는 느낌이랄까? 뭔가 몸에 좋은 무언가를 마시는 느낌도 들었고, 전분기 잔뜩 머금은 국물이 품은 뜨거운 열기에 조금은 불편했던 속이 한 번에 다스려지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무척 진했다.

'코쿠'의 의미가 다양하고 복잡한 맛의 깊이와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라 하지만 '코쿠'를 느끼기 전까지 미소니코니 우동의 국물은 진하긴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마라탕에서 느끼는 '마비'의 개념이 아닌, 조금은 솔직한 표현으로는 '중독'의 느낌이 강했다. 아주 강력한 독(毒)에 서서히 중독되는 것처럼 내가 인지하지도 못한 사이, 순식간에 온 몸이 미소국물에 젖어 버렸다. 식사를 마치는 시간까지 진한 아카미소(적된장)가 가득 들어찬 풀장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었다. 온몸으로 진한 아카미소의 처음과 끝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스푼이 두 번째 수저를 이끌었고, 두 번째가 세 번째를 이끌었다.


젓가락을 들어 면을 들었다. 아주 굵은 우동면이 조금은 뻣뻣하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의 움직임을 보인다. 마치 덜 익은 굵은 면을 드는 느낌이다. 그러고 보면 미소니코미 우동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먹어야 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면이 불까 급하게 먹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면을 불리려 천천히 먹을 필요도 없다. 뻣뻣한 상태의 밀가루 냄새가 나는 듯한 첫맛부터 면이 제대로 익어 한없이 부드러워지는 시간까지 변화를 받아들이고 먹어야 하는 음식이다. '코시(コシ)'는 그런 상태를 모두 즐기는 것을 의미할게다.


마치 덜 익은 면을 먹는 듯한 첫 술에서 솔직히 부담감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1초, 1분이 흐를수록 점점 변해가는 면의 식감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땐, 이미 그릇을 거의 다 비워가는 때였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 보니 한 그릇의 우동에서 면의 익힘 정도에 따른 미묘한 식감의 차이를 느낄 수 있고, 국물의 진함과 농도의 변화를 한 자리에서 느낄 수 있으니 이 또한 진귀한 경험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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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창업시기 호황을 누리던 시절을 묘사한 그림 / 3. 2층에서 본 1층 모습 / 4. 입구의 오래된 목간판과 메뉴판

최근 많은 한국인들이 찾는 후쿠오카의 라멘(하카타(博多)·나가하마(長浜) 계열의 돈코츠(豚骨) 라멘)은 라멘을 주문할 때 야와(やわ), 후츠우(普通), 카타메(かため), 바리(バリ) 중 면의 익힘 정도를 하나만 선택해야 하고, 국물도 진하기와 기름기도 아사리(あっさり, 담백한 맛)와 콧테리(こってり, 진득하고 리치한 맛)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그 수많은 조합 중에 딱 한 가지씩만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 하지만 미소니코미 우동은 한 그릇에서 그 모든 조합들을 느껴보는 것이 가능하다. 얼마나 흥미로운 음식인가?


그래서 미소니코미 우동은 먹는 방법이 중요한 음식이다. 뚜껑을 열기 전 향을 음미하는 단계부터 조금씩 면이 뜨거운 흙냄비에서 익어가는 과정을 즐겨야 한다. 나도 미소니코미 우동은 처음이었지만 미리 공부하고 간 덕분에 비슷하게 흉내는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원래 집에서만 먹던 음식이 식당의 메뉴가 되며 일본에서 유명해졌다고 들었는데 아마도 밥상(식탁)에 앉아 가족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두고 먹는 음식이기에 가능했을 듯하다.


하지만 철저한 한국인 아재의 입장에서 보면, 진하고 뜨거운 국물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으나 평소에도 '퍼진 라면'을 좋아하는 초빼이에겐 면은 조금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던 것 같다. 한국식 인스턴트 라면도 아니고 일본 중부의 향토 음식이니 경험 삼아 먹어보기엔 부담스럽지는 않은 편이다. 어쩌면 히츠마부시보다 더 나고야를 떠 올리게 하는 음식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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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불장'이라는 속어를 남발할 만큼 호황이던 우리 증시가 천조국이 일으킨 전쟁 한번에 엉망이 되었습니다. '한 여름 밤의 꿈'이 이런 것일까요? 정치는 명분이라는데, 이번처럼 명분없는 전쟁은 초빼이의 짧은 삶에서 한번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천조국이든 이란이든 그리고 주변의 어떤 나라든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가 없길 기원합니다.


초빼이가 이등병인가 일병이던 시절 북한 김일성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며 전쟁 직전까지 갔던 때가 있었습니다. 제초작업 중 갑자기 싸이렌이 울렸고, 전군에는 비상이 걸렸으며, 강원도 인제에서 근무했던 초빼이는 일주일 가량을 전투복과 군화를 착용한 체 바로 옆에 군장과 소총을 두고 비상대기하며 취침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머리카락과 손톱을 자르고 옛날식 편지지에 모나미 볼펜으로 유서 아닌 유서를 적으며 울컥했던 기억도 아직 선합니다. 단지 전쟁의 위험이 높아진 시기였는데도 말이죠.


다시 한번 지금 중동에서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행운과 신의 가호가 깃들기를 바랍니다. 부디 아무 일 없으시길. 이 또한 '한 여름 밤의 꿈'처럼 지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한편으론 이런 평화의 시기를 자신의 정권 유지와 장기 집권을 위해 고의로 북한을 도발하고 국지전을 일으키려 했던 윤석열과 같은 망종들에게 제대로 된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길 기원합니다)


[추가 팁]

1. 매장명 : 야마모토야 소혼(山本屋総本家 本家)

2. 주소 : 3 Chome-12-19 Sakae, Naka Ward, Nagoya, Aichi

3. 영업시간 : 목~월 11:00~15:00, 17:00~20:00 / 정기휴무일 화, 수

4. 주차장 : 별도의 주차장은 없음. 인근 유료 주차장 사용.

5. 참고

- 예산 : 1인당 1,000~2,000엔 (신용카드 가능)

- 문의 : 81-52-241-5617

6. 이용 시 팁

- 미소니코미우동의 면은 생각보다 더 단단할 수 있다. 평소에 잘 익힌 라면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고민해

볼 것.

- 아카미소로 조린 다른 요리도 판매한다. 간단하게 맥주나 니혼슈와 함께하기 좋다.

- 초빼이는 나고야를 떠 올리면 미소니코미 우동이 생각날 정도로 인상적인 음식이었다.


https://maps.app.goo.gl/1QuQdnGrGn1aTPb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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