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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Sep 03. 2023

건조체 글쟁이의 삐딱한 세상-꼴통

97. 천재 예술가

  먼저 이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번 글이 제가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그들의 명예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아님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이 글은, 그저 보잘것없는 실력이지만 창작이라는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으로서 과연 창작에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지 그것에 대한 개인적인 짧은 소견일 뿐이기에 말입니다.



  예술계는 간혹 천재라고 불릴 만큼 그 능력이 특별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가요계에서 이런 천재 소리를 듣는 뮤지션들이 많지요. 가창력은 물론 작사와 작곡의 능력을 겸비하고 곡의 느낌이 기존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음악을 만들어내는 뮤지션들말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그들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인생의 황금기에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요절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찍 생을 마감한 가수들이 천재로 불려지게 된 것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그들이 당대 보편적인 형식을 깨고 자기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독창적인 색깔의 곡을 만들어 불렀다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늘 그때까지 같은 색깔에 젖어 있던 대중들은 이전과 조금 차별화된 그들의 독특한 창작물을 보자 열광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어휴 또 나왔다. “그런데”라는 말. 이 말은 접속부사로 화재를 앞의 내용과 관련시키면서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때 쓰는 말인데 제가 100편의 주제를 다루며 지겹게 쓰고 있습니다.) 과연 그들은 정말 천재일까요. 저는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들이 이전 기성세대들의 창작물과는 확연히 다른 결과물을 낸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것이 아닌 가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창작이라는 것은 처음은 좀 다르다 하더라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처음에 달라 보였던 그 창작자의 색깔이 계속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으니 말이지요.



    사실 저는 천재 예술가라고 불리는 그들이 천재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의도치 않게 일찍 죽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아니 한 개인은 인정하고 싶던 인정하고 싶지 않던 어쨌든 한계가 있게 마련입니다. 처음 등장 할 때는 색다른 모습으로 주위의 이목을 끌었다 하더라도 그 특별함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그 형식의 계속되는 반복만 되풀이될 뿐임은 어쩔 수 없기에 말입니다.



  진정 천재 예술가가 되려면 자신의 틀을, 그 개성을 계속 깨트려야 하는데 사실 그건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우리 인간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런 이유로 일찍 요절한 예술가들이 천재 소리를 듣는 것은 처음 자신들이 가지고 나온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었던 창작물이 패턴화 되어 대중으로부터 익숙해지기 전 죽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죠. 이 말은 그들이 요절하지 않았다면, 다시 말해 살아서 계속 활동을 했다면 그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한계에 다다라 종래에는 “저 사람은 늘 스타일이 똑같아. 항상 저런 방식이야”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술에서 기존의 틀과 형식을 벗어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러한 창작의 특성을 잘 알기에 누군가 기존 작품들과 질이 다른 창작물을 내놓으면 그 예술가를 천재라고 칭하고는 합니다. 그런 천재성은 그 예술가가 더 많은 창작물을 선 보이기 전 죽어버리면 말할 필요도 없이 더욱 짙어지고요. 하지만 예술가도 한계를 가진 한 인간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천재로 추앙받는 그들도 죽지 않고 계속 활동을 했다면 결국 밑천이 드러나 여느 예술가와 그렇게 큰 차이가 없어질 것입니다. 물론 그들이 한때는 분명 남들보다 뛰어났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겨우 한 두 작품 내놓고 간 그들을 천재라고 평가하는 것은 좀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진짜 천재는 꾸준하게 활동하면서 계속 자신의 틀을 깨고 다른 세상으로 끊임없이 도약하는 사람일 것이기에 말입니다.


2022.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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