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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Oct 06. 2023

사이다와 콜라 그리고 김밥

잡담

94년도 겨울이었어요. 군생활 할 때였죠. 계급이 하사 때요. 저희는 하사관인데도 내무반 생활을 했어요. 중사 진급을 해야 영외 BEQ로 갈 수 있었지요. 그래서 저희는 사병들보다 내무반 생활을 더 오래 했어요. 제가 34개월 내무반 생활을 했으니까요. 원칙적으로는 2년 후 중사 진급이 되어야 하는데 인생이 우리 뜻대로 되나요. 진급이 늦어진 거죠. 저희보다 6개월 선임 기수들은 40개월이나 영내 생활해야 했고요. 참 어이없죠. 하사관인데 근무기간 4/3을 영내 내무반 생활 했으니. 아무튼 이 이야기는 접어두고, 영내 생활을 할 때 외박을 나가면 복귀하면서 김밥을 많이 사 왔거든요. 그래서 김밥을 나눠 먹으며 이거냐 저거냐의 선택에 있어 한 가지 의견 갈리는 일이 생겼어요. 그것은 김밥을 먹을 때 청량감을 높여주는 데 있어 탄신음료 중 사이다가 궁합이 맞느냐 아니면 콜라가 궁합이 맞느냐 하는 거였어요. 왜 그러냐 하면 김밥을 먹다 보면 식은 김밥 같은 경우 밥이 꼬들해지고 뻑뻑해져 목이 막힐 때가 있잖아요. 그때 그 목 막힘을 시원하게 뚤어주는데 이 두 음료수 중 어느 것이 제일이냐는 거였죠. 의견은 분분했어요. 콜라파와 사이다파로요. 하지만 정답은 없었죠. 각자 좋아하는 음료수의 취향 문제였으니까요. 그러나 당시에 저는 짬이 제일 낮아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진 못했지만 콜라보다는 사이다가 더 김밥에 잘 맞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저는 지금도 김밥을 먹으면 늘 이 사이다와 콜라 중 어떤 게 김밥과 찰떡궁합일까라는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리고는 해요.  근 삼십 년이 다 되었는데도 말이에요. 참 지긋지긋하죠. 인간의 기억과 생각이라는 게……여러분 여러분은 사이다 와 콜라 중 어느 거예요? 혹시 김밥 먹을 일 있으면 한 번 생각들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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