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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Oct 07. 2023

잡담

다 운이죠.


태어나보니 먹을 것 하나 찾기 힘든 아프리카


태어나보니 중동의 전쟁지역 나라


태어나보니 영어를 쓰는 미국의 백인


태어나보니 대한민국 도시 서울, 부산, 인천, 대구


태어나보니 저 먼 궁벽한 바닷가, 궁벽한 시골, 산골


태어나보니 중동 석유부자 집


태어나보니 영국의 왕실


태어나보니 대기업 재벌 집

 

태어나보니 아버지가 빌게이츠


태어나보니 아버지가 톰크루즈


태어나보니 인도


태어나보니 뭄바이


태어나보니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중국의 오지


태어나보니 빈곤의 동남아시아


태어나보니 범죄와 마약이 판치는 남미


태어나보니 부모가 난민


태어나보니 얼굴이 정우성, 원빈


태어나보니 얼굴이 전지현, 송혜교


태어나보니 키가 185의 모델 키


태어나보니 전쟁 시절


태어나보니 병역이 의무


인생은 지독한 운이죠. 지독히 재수 좋은 운이냐 아니면 지독히 재수 없는 운이냐일 뿐. 우리가 어디서 누구에게 어떻게 태어 날지 선택할 수 없는, 내 의지로는 어찌해 볼 수 없는 출생의 운. 살아보니 인생 팔 할이 엄마 뱃속에서 나와 세상의 빛을 볼 때의 이 출생의 운이더라고요. 이건 우리가 어찌할 수가 없죠. 그냥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살아가는 수 밖에는……


그래서 제 운은?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뭐 그냥 살아가요. 처음 태어날 때는 지독 시리 나빴는데 지금은 그냥저냥 해요. 그래도 아프리카에서 안 태어났고 일제 강점기에 안 태어났고 전쟁시기에 안 태어났고 다행히 경제가 성장하는 대한민국에 태어났고 궁벽한 시골이었지만 대구시가 옆에 있어 도시 물 좀 먹을 수 있었고 부대가 서울에 있어서 촌티 좀 벗을 수 있었고 얼굴은 못 봐줄 만하지는 않고 키는 평균에 들어가고 이 모든 운이 모여 대구의 정년보장되는 한 직장에서 밥 벌이하고 있으니 아직 좀 더 앞 일은 알 수 없지만 이 운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지난날부터 지금까지 이번 생 이 정도 운이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다행이죠. 참 다행이에요. 이 정도라도 살고 있으니까 말이에요. 그런데 이런 제 삶의 운에서 좀 아쉬운게 하나 있다면 로또 당첨되는 운요. 그것만 한 번 주어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는데 그 운이 아직 없어 좀 그렇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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