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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Oct 08. 2023

건조체 글쟁이의 삐딱한 세상-꼴통

136. 초고령 사회(부양 의무)

  우리나라는 향후 몇 년 안에 초고령 사회가 된다고 합니다. 초고령 사회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를 말합니다. 그런 이유로 통계청에서는 2017년 고령사회로 들어선 우리나라의 초고령 사회 진입을 2026년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조사가 맞다면 이제 우리나라는 3년만 있으면 초고령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사실 초고령 사회라고 해서 현실에 딱히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제 안일한 생각과는 달리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며 발생하는 큰 문제점 하나는 바로 젊은이들의 노인 부양의무에 대한 무게입니다. 1인의 젊은이들이 사회적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수에 따른 경제적, 물리적 책임 말입니다. 왜냐하면 고령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는데 반해 신생 아이의 출산율은 그것과 달리 비약적으로 줄어들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향후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젊은이들의 부담이 훨씬 커져버린 실정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그래서 일부에서는 저같이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식을 낳지 않은 사람에게 가끔 지청구를 늘어놓고는 합니다. 너와 같은 사람이 자식을 안 낳으니 아이들이 없어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또 내 자식이 커서 너 같은 사람을 부양해야 할 의무로 짊어져야 될 짐이 너무 커다면서 말이죠. 이렇게 되는 것은 자식을 낳지 않는 너희들 같은 사람들의 책임이라면서요.



  그런데 저는 이런 사람들의 타박에 한 가지 반론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저는 자식도 없이 세금 꼬박꼬박 내서 남의 자식 무상교육, 무상급식, 무상교복, 방과 후 수업, 각종 의료 및 생활 전반의 복지에 일조했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퍼 줄 거 다 퍼준 제가 늙어서 그들로부터 좀 받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까.



  그럼 우리 한 번 계산해 봅시다. 자식 있는 사람은 자식도 해택을 보고 본인도 늙어서 해택을 보고 또 아내까지 해택을 봐 3명이나 해택을 봅니다. 하지만 저는 겨우 저 혼자 해택을 보는 게 다입니다. 다시 말해 아내와 자식 있는 다른 사람들은 기본이 세 명, 자식 수가 늘면 그 해택은 더 늘어나게 되겠죠. 물론 맞벌이 가정이라면 또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맞벌이가 아닌 외벌이 가정 같은 경우 그들이 받는 혜택 인원수에 반해 저는 겨우 저 혼자란 말입니다.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제가 무엇을 잘 못했다는 것입니까. 산술적으로 따지면 엄연히 제가 더 손해를 보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런데도 자식을 낳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까지 먹어야겠습니까. 저는 기성세대로서 납세의 의무를 다하며 남의 자식과 부모들에게 보탤 수 있는 것 다 보탰는데요.



  그리고 이건 좀 별개의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저는 월급을 받는 근로자로서 세금 소득공제에 있어 인적 공제도 못 받습니다. 근로자들은 알 것입니다. 연말정산에 인적공제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말입니다. 또한 주택 청약에 있어서도 손해 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부양가족이 없어 늘 청약에서는 후순위로 청약점수로의 당첨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이렇게 앞 이야기에서도 보듯 손해는 제가 더 보는데 왜 자식이 없다고 그 당연히 받아야 될 해택을 조금 받는 것이 그렇게 문제라는 것이냐 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초고령 사회로의 변환에 있어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의 노인부양의 무게를, 결혼도 못하고 자식도 없는 저 같은 사람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말은 그만 좀 해 주시기 바랍니다. 손해는 당신들보다 저희가 더 보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지금 당장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거창하게 나라를 생각해 아이를 낳으라니요. 이 무슨 어처구니없는 말입니까. 무슨 그 옛날 국가주의나 전체주의 사상도 아니고. 좀 그렇습니다.


2023.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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