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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좌

잡답

by Zero

잘 들어. 나는 지질히 가난한 소작농의 자식으로 태어났어. 10대부터 늘 논농사를 시작으로 밭농사, 신문배달, 공장에 이르기까지 노동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왔지. 근래에도 영세 자영업 망하고 월급으로 연명하는 가난한 근로자로 살고 있어. 이러니 나는 당연히 진보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지.

너희들 가끔 강남에서 진보 활동을 하는 부유한 사람을 강남 좌빨이라고들 말하는데, 잘 한 번 생각해 봐. 강남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부자들이 사는 곳이지. 그럼 이 강남좌빨이라는 비아냥은, 강남에 사는 부자가 왜 진보를 하느냐는 말이잖아. 그럼 다시 한번 이 말을 풀이해 보면, 강남부자는 당연히 보수여야 된다는 역설이잖아. 그럼 잘 사는 사람은 당연히 보수여야 된다는 말인데 너는 왜 가난하면서 그 잘 사는 자들이 추종하는 보수를 하고 있는 거냐. 강남좌빨은 잘 사는 사람들이니까 그냥 그들도 보수를 하면 더 잘 먹고 더 잘 살 수 있는데 왜 강남좌빨이라는 비아냥을 들어가면서도 가난한 서민의 편을 들어주려고 하느냐. 어이~! 가난한 니들. 얻는거 별로없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니들 편 들어주는 그들이 고맙지도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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