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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상(공원이야기)

by Zero

공원에 공중 화장실이 많아요. 이른 아침 청소하시는 분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여자화장실에서 여자 한 명이 막 어질러 놓고 화장실칸에 들어가 나오라고 해도 요지부동이라고요. 그래서 후배 한 명과 출동했죠. 그런데 막상 가보니 깨끗하더라고요. 그래서 청소 여사님을 찾아 아무도 없고 화장실도 깨끗하더라고 말했죠. 청소여사님은 아니다 안쪽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다시 가보자고 했어요. 그리고 화장실에 도착해서 들어가기 전부터 후배에게 동영상을 찍으라고 했죠. 혹시 모를 성추행과 같은 주장에 대비해 증거를 삼려고요. 그리고 들어가니 맨 안 쪽 변기칸이 잠겨 있더라고요. 귀를 기울이니 조금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요. 그래서 저희는 신분을 밝히고 문을 열고 나오라고 했죠. 그래도 반응이 없어요. 우리는 다시 문을 두드리며 강력하게 나오라고 했어요. 그렇게 한 참을 소동을 벌이자 그때서 문이 열리는데 안에 있던 사람은 여자가 아니고 70 정도 되는 남자분이시더라고요. 화장실 변기에는 분비물로 가득하고 바지에는 오줌을 싸놓은 상태로 바닥에 소주병과 함께 과다봉지와 널브러져 술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더라고요. 저희들은 그분을 부축해 밖으로 나와 정자에 눞힌다음 다시 한번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이런 행동을 하면 경찰에 신고해 엄중처벌을 하겠다고 말하고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은 후 현장을 정리하고 왔죠. 가을 초입이라 날씨도 쌀쌀할 때였어서 아침부터 고생 좀 했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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