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잡담

by Zero

우리가 읽는 외국 작가의 책은 모두 번역본이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원서와 번역본을 읽는 것은 많이 다르다고 한다. 원서는 번역자가 번역한 번역본과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원서를 읽음으로 그 작품의 원래 뜻과 의미를 번역본 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마치 번역본은 작품의 원본에 담긴 본질을 겉핥기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내 생각은 다르다. 예를 들어 영어로 쓰인 작품이 있다고 치자. 이때 미국에서 태어나 언어와 생각, 그리고 문화를 처음부터 미국식으로 습득이 되어있다면 그 작품을 당연히 온전한 미국 작품의 원 뜻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영어를 잘한다고 원서를 읽는다고 해서 원래 미국문화와 언어의 미묘한 뉘앙스 차이까지 완벽하게 이해를 한다고 할 수 있나. 자신이 원서를 읽는 것과 번역본을 읽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나. 자신도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지 않았고 그저 영어라는 언어만 잘할 뿐인데. 자신이 잘한다고 말하는 영어도 결국 어릴 때부터 길들여진 한국이라는 문화와 사상이 담긴 한국어로의 번역으로 배운 이해로의 영어 실력이 아닌가. 그런데 영어 원서를 읽는다고 번역본을 무시하는 듯한 자의 자만심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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