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군상(공원이야기)

by Zero

친구와 공원을 찾았다. 20년도 더 된 일이다. 친구는 도심에 이런 공원이 있어 참 좋다고 했다. 나는 그 친구의 말에 내가 사는 도시가 이렇게 좋다고 동의했다. 그때는 내가 이곳에서 일할 확률이란 제로에 가까울 때였다. 그런데 인생이 어찌어찌 흐르다보니 내가 이곳에서 일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래서 막상 일하고 보니 그때 친구와 편안하고 즐겁게 보냈던 이 공간에 이렇게 많이 얽히고설킨 일들과 군상들이 존재할 줄은 몰랐다. 역시 인간의 삶은 겉에서 보는 것과 그 속에 들어가서 마주쳐야 하는 일은 옛말대로 하늘과 땅 차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일은 이야기만 듣고는 절대 짐작하고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속에 들어가 생활하며 부딪혀야 그 진실한 실체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바깥에서만 맴돌며 겉에서 들은 아야기로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하고 생각할 때가 많다. 내가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 보니 아주 사소한 알조차도 그렇더라. 해서 나는 요즘 누군가 뭘 물으면 내가 경험한 것 외에는 딱히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그들이 묻는 일들의 속에 담긴 다양한 상황들을 내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작가의 상상력이라며 그들이 당한 사건이나 상황을 짐작해 봐도 결국 10% 센트도 알 수 없는 겉핥기로 조언은 불가능하다. 멋도 모르고 나섰다가는 괜한 오지랖일 뿐이며 그 속도 내용도 완전히 알 수 없는 바깥의 시선일 뿐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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