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군상(공원이야기)

by Zero

아침부터 비가 내렸어요. 나는 출근해서 비 때문에 내일로 업무를 미루자는 반장에게 되려 오늘 해치우는게 났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반장은 비 내리는데 작업하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말을 하길래, 나는 비 때문에 작업이 좀 번거롭더라도 사람들이 없으니 차라리 잘 됐다. 내일로 미루고 날씨가 좋으면 노인분들이 다 나와 우리의 일을 방해할 것 아니야, 그러니 노인분들이 없는 오늘이 일을 처리하기에 서로 마찰이 생기지 않아 훨씬 수월 할 것이라고 했죠. 그랬더니 동료들과 반장도 인정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절단기를 챙겨 차를 몰고 현장으로 갔어요. 그곳은 노인분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개인적인 의자와 탁자 같은걸 불법으로 가져다 놓고 자물쇠로 쇠 난간에 잠금장치를 해 이동시킬 수 없게 해 놓은 상태에서 자신들만 사용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계고장을 1주일 전에 붙이고 원래는 어제 일처리를 하려고 했는데 인원이 없어 오늘로 미뤘죠. 그런데 아침부터 비가 온 거예요. 그래서 반장이 내일로 하자하실래 제가 오늘 강행하자고 했어요. 내일 노인분들이 많이 나오면 서로 마찰을 빚어 일처리 하기가 힘드니까요. 참 이해 안 되는 게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이 더 당당하고 큰소리친다는 거예요. 그곳에 앉을 벤치가 없고 테이블이 없으면 모르겠지만 다 갖추어져 있거든요. 혹시 그 수량이 부족하면 사무실에다가 공식적으로 더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되는 것이고요. 그런데 터줏대감노릇 하는 분들이 꼭 그렇게 사적으로 자기들 개인 걸 가져와 사용하면서 자물쇠로 잠가놓으며 일을 벌여요. 참 별나요. 아무튼 비 오는 아침에 모두 현장에 나가 자물쇠로 묶어 놓은 불법 적치물들을 절단기로 절단해 다 싣고 와 창고에 쌓아 놓았어요. 현장에는 철거 안내문과 찾으러 올 곳을 알림장을 부착해 알려놓고요. 비가와서 노인분들이 나오지 않아 서로 마찰도 없었고요. 그렇게 비 오는 아침 오늘 또 하나의 업무를 처리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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