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강하

군대이야기(1994-1998)

by Zero

특전사의 적후방 주 침투 방법은 강하(낙하산을 타고 비행기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닉하산을 이용해야 신속하게 적진에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대를 하면 신병교육이 끝나고 바로 공수 기본교육을 받는다. 이때 지상교육과 모형탑(일명 막타워) 교육이 끝나면 4번의 자격강하를 한다. 이 4번의 자격강하를 무사히 마쳐야 일단 특전사의 기본 자격하나를 획득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때 자격 강하는 3번이 주간 강하이고 마지막 한 번은 야간강하이다. 물론 주간 강하가 심적이나 안전적인 면에서 훨씬 부담이 적다.

하지만 교육단을 수료하고 자대에 가면 정기강하 외에는 모두 야간강하이다. 생각해 보라. 적진에 은밀 침투해야 하는데 훤한 대낮에 강하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럼 바로 적에게 노출이 되어버리니. 그래서 강하가 있는 전술훈련은 모두 야간에 실시한다. 어둠이 깔리고 어두운 밤의 강하. 일단 기체에서 이탈해 낙하산이 산개되면 보통 지상 접지까지 고도와 공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분 30초에서 2분 조금 넘게 걸린다. 그런데 이때 낙하산이 펼쳐지고 어두운 주변의 공중에 홀로 떠있으면 주위는 정말 고요한 적막만이 느껴진다. 가끔 사각사각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 이때 느껴지는 이 고요함은 낙하산이 제대로 펼쳐져 죽지는 않았구나라는 안도감과 함께 세상에서 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적막과 고요다. 특히 독수리 훈련을하면 경기도 이천에 강하를 주로 하는데 오른쪽으로는 중부고속도로의 일렬로 늘어선 자동차 불빛과 함께 가을날의 차가운 공기와 말 그대로 환상 그 자체이다. 나는 요즘 가끔 그때 야간강하의 고요가 너무 그립다. 세상이 온통 잡음들과 시끄러운 소리로 난리 법석을 떠니 말이다. 아! 그리운 야간 강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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