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상(공원이야기)
어버이날 기념 테니스대회로 주차할 공간이 없음.
오후 3시경 사무실에서 좀 와봐 달라는 전화가 옴.
전화를 끊고 사무실로 가보니 직원 세 명이 공원에 설치된 CCTV를 보고 있음.
내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화면 하나를 가리키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어봄.
내가 직원이 카르키는 화면을 보자 덩치가 좀 있는 남자 한 명이 기념공원 건물 안에 두 다리를 뻗고 퍼질러 앉아 있는 모습이 보임.
내가 저 남자를 말하는 거냐고 물으니, 그렇다면서 사람들이 있는데도 바지 속으로 손을 막 집어넣고 있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어옴.
나는 내가 현장에 가보겠다 하고 현장으로 갔음.
현장에 도착하자 옷을 추레하게 입은 30대가 넘어 보이는 남자가 화면에서 본모습으로 있었음.
나는 웃으며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건넴.
그러자 그 남자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감.
내가 얼굴을 살펴보니 지적장애를 가진 것처럼 보였음
내가 웃으며 따라나가자 그는 적당한 거리를 두며 가다 멈췄다를 반복함.
나는 편하게 철쭉꽃이 핀 것을 가리키며 꽃이 참 예쁘죠라고 말을 건네 봄.
하지만 그는 역시 아무 말도 안 하고 나무에 등을 기대고 서서 나를 바라봄.
나는 주차금지를 위해 갖다 놓은 일자로 된 쇠봉에 걸터앉아 천천히 이런 말 저런 말을 해봄.
그는 여전히 침묵.
그때 사무실 직원도 따라와서 나와 말을 주고받음.
경찰에 신고해야하지 않겠느냐고 직원이 이야기하기에 좀 지켜보자고 말하고 이런 말 저런 말을 또 던져봄.
그래도 여전히 답변이 없고 두리번거리기만 해 결국 경찰에 전화 해야겠다는 의견을 보고 관할 파출소 전화번호를 찾는데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옴.
나이는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누굴 찾고 있는 것 같아 혹시 저분 찾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니 맞다고 함.
지적 정애를 가진 아들이라면서 잠시 화장실 간 사이 아들이 없어져서 찾고 있었다고 말함.
그의 어머니는 우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차 있는 곳으로 아들을 데리고 감
아들은 어머니를 따라가면 가끔씩 고개를 돌려 우리를 보고 웃음.
우리는 멀어져 가는 그들을 보고 사무실 돌아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