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함

잡담

by Zero

우리나라가 가난하던 시절. 우리는 미국과 유럽에 비해 문화적으로 미개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백인 우월주의에 빠져 그 나라 사람들은 아시아인들을 마치 미개한 벌레라도 보는 듯했고 말이다. 꽤 오래전일인데 언제인가 영국의 여왕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었다. 그때 그 여왕이 안동의 유서 깊은 집을 찾아갔는데 그 방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을 것인가 안 벗을 건인가가 중요 포인트가 되었던 적이 있다. 그 여왕은 그날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옛날 미드를 보면 미국인들은 침대에 누울 때도 밖에서 신고 다녔던 신발을 그대로 신고 눕는 것을 보았다. 그때는 그게 신기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이야 말로 정말 미개했던 것이다. 위생관념도 없고. 어떻게 밖을 돌아다니며 더러워진 신발을 그대로 신고 집안 거실을 누비고 밥을 먹고 침대에까지 누울 수 있는가. 소위 우라보다 우월하다고 떠들었던 그들의 미개함이 여실 없이 드러난 것은 코로나 사태 때였다. 그때 그들이 코로나를 대응하면서 보여준 행동들은 정말 미개함 그 자체였다. 자기들 밖에 생각하지 않는 이기주의와 국가의 보건 정책을 따르지 않는 모습들. 그런데 그런 그들을 우리는 우리보다 우월하고 더 발전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했다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국뽕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그들보다 훨씬 우월한 의식을 가졌다고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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