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옥산

군대이야기

by Zero

강원도 동해에는 청옥산과 두타산이라고 있다. 해발은 청옥산이 1400m가량 된다. 98년 1월. 우리는 청옥산과 두타산으로 일주일짜리 동계훈련을 떠났다. 야간 강하침투 후 은거지까지 산을 타고 눈 덮은 산을 걷고 또 걸었다. 눈은 정강이까지 쌓여 있었다. 우리는 강원도의 칼바람과 눈을 헤치며 은거지 지역에 도착 언 땅을 야전삽으로 파내 비트구축을 했다. 그리고 임무수행을 위해 작전지역으로 이동을 했는데 48시간, 즉 꼬박 이틀 동안 잠도 못 자고 걸어서 도착했다. 은거지 이탈 후 작전지역까지 걷고 있는 이틀째 눈밖에 없는 산에서 후임이 나보고 저기 앞에 곰이 보인다고 했다. 나는, 미친놈 곰이 여기 있다는 게 말이 되냐고 야단쳤지만 내 눈에도 곰이 보였다. 곰은 우리가 걸어가는데 일정한 간격을 항상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걷다 지쳐 주저앉아 눈을 좀 감았다 일어나니 곰은 없었다. 우리가 헛것을 본 것이다. 흰 눈만 덮인 산에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살을 파고드는 칼바람을 맞으며 이틀 동안 걷고만 있었으니 헛것을 본 게 분명했다. 특전사 전술팀은 이런 걸 견뎌내야 한다. 특전사 전술팀은 인내가 강해야 한다. 그래야 천리행군 동계훈련, 53킬로그램의 군장을 메고 6일 동안 잠도 못 자고 행군과 전술을 측정받아야 하는 ATT를 견뎌 낼 수 있다. 흔히 특전사 중의 특전사라며 707 특임대대를 특전사 중에 최고라고 하는데 내가 근무하던 당시 707에서는 이런 훈련을 받지 않았다. 707이 민첩성과 순발력이라면 전술팀은 인내와 끈기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생발톱이 빠지고 무릎에 물이차고 발바닥이 물집으로 뒤집히고 보온력 없는 솜 침낭하나로 강원도 눈 덮인 겨울산에서 한 달을 버텨고 행군을 해 낼 수가 있다. 이게 전쟁발발시 특수전 임무, 즉 게릴라전을 수행해야하는 특전사 전술팀이다. 여러분은 어떤가? 쉽게 견뎌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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