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탑

잡담

by Zero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부족하다. 그래서 경재개발을 할 때 제조업 수출에 중점을 두었다. 세계에서 필요로 하는 싼 물건을 만들어서 수출로 돈을 벌어와 국가 경제력을 키우는 것. 그렇다 보니 옛날에는 수출을 몇 만불 달성했는지가 우리나라의 최대 관심사였다. 그래서 특정 목표 이상을 달성하면 화려한 수출탑을 만들어 몇 만불 수출달성이라는 글씨를 새겨 TV뉴스에 헤드라인으로 떠들썩하게 보도했다. 나라의 수출이 이만큼이나 되어 우리의 경제가 성장해 나라의 국력이 높아졌다고 자축하며. 그래서 그때는 수출탑이 연일 갱신되는 게 큰 자랑거리고 국뽕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수출이 늘어나고 국가 경제력이 좋아졌는데 제1선에 있던 노동자들의 삶은 어땠는가. 백열등 전구 맡에서 먼지를 뒤집어쓰며 16시간씩 미싱을 돌려야 했던 우리 누나들의 삶은 어떠했는가. 오죽하면 전태일 열사는 분신까지 하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죽어갔겠는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그래도 그때가 살기 좋았다고 말하는 부자가 아닌 서민들을 보면 도대체 당신들은 그때가 무엇 때문에 얼마나 좋았는지 묻고 싶다. 당신들에게는 16시간 이상 화장실도 사업주의 통제에 제대로 못 가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먼지로 폐병이 걸리며 매일 16시간 이상을 미싱을 돌리던 누나, 동생, 자식이 없었는가. 그 수출탑의 영광을 맛본 이들은 도대체 누구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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