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단단하게, 나를 다시 일으키는 시간

노년을 위한 연습, 오늘의 나에게서 시작된다.

by 미소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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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오래 쉬었다.
몸은 정직해서 그 공백을 고스란히 말해줬다.
노인스포츠지도사 실기시험을 준비하며 보디빌딩 책을 들고 헬스장에 들어섰다.
익숙했던 하체 기구 앞에서 숨을 크게 쉬었다.
무릎을 구부리고 다시 펴는 그 단순한 동작이
이토록 무겁고 조심스러웠던가 싶었다.


다행히 트레이너 선생님의 조언 덕분에
운동이 두렵기보다, 다시 반가워졌다.
무리하지 않고, 몸과 대화하면서 움직이는 법을 조금씩 떠올렸다.


복근을 단련하면서
이 근육이 어느 순간부터 말을 듣지 않았구나 싶었다.
몸은 무너지지 않았다. 다만, 조용히 내려앉고 있었을 뿐이다.


운동을 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40대 초반, 이제 막 몸의 변화에 눈뜨기 시작한 나이.
그런 나도 이렇게 몸이 무거운데,
노화의 문턱을 넘어선 분들은 얼마나 더 조심스럽고
얼마나 더 마음을 다잡아야 움직일 수 있을까.


나를 위한 운동이었지만,
어쩌면 그분들을 위한 연습이기도 했다.
하나의 자세를 정확히 익히고,
근육의 피로를 이해하려 애쓰는 내 모습에서
나는 작게나마 '공감'을 배우고 있었다.


운동은 시간을 거스르는 일이 아니다.
다만, 흐르는 시간 속에서도
몸과 마음을 천천히, 단단하게 세워보는 일이다.


오늘도, 내일도,
나는 운동하러 갈 것이다.
나를 일으키기 위해서.
그리고 언젠가, 다른 누군가의 몸을 부드럽게 일으켜주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