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소소한] 극단의 자매

화성에서 온 언니, 금성에서 온 동생

by 지수

언니와 나는 언제나 달랐다.

어릴 적 언니는 책과 연필을 잡고 자랐고, 나는 인형과 색연필을 잡으며 자랐다.

이후 학창 시절, 언니는 말이 많고 외향적인 학생이 되었고, 나는 조용하고 내향적인 학생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 자매의 이런 대조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가끔은 서로를 이해하기가 버겁다.

언니에게 가족이란 모든 것을 공유하며 함께해야 하는 존재지만, 나에게 가족이란 ‘따로 또 같이’의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이따금 언니는 나에게 섭섭하고, 나는 그런 언니에게 부담을 느낀다.


이렇게나 다른 자매지만, 우리는 참 많은 순간을 함께했다.
아버지를 일찍 하늘나라로 보냈을 때도,

수능에 실패해 눈물을 흘렸을 때도,

취업에 성공해 더할 나위 없이 기뻤을 때도,

새로운 삶의 시작 앞에 섰을 때도 언제나 함께였다.

상실과 슬픔, 기쁨과 설렘의 시간을 지나며 싸우고, 위로하고, 다시 응원했다.


수많은 순간을 공유하며 서로를 아끼는 마음만은 닮아갔다. 그래서 그 많은 다툼과 갈등 끝에서도 몇 번이고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었다.


화성이든 금성이든, 우리는 같은 태양계의 행성이다.

각자의 대기와 온도를 지녔지만, 타오르는 해를 향해 묵묵히 공전한다.

가족이란, 그렇게 다름 속에서도 서로의 행복이라는 동일한 목표 아래 함께 반짝일 수 있는 존재이다.

넓디넓은 은하계 속에서 서로의 빛과 궤도를 조용히 응원하며.


부족한 나와 끝없는 공존을 함께해 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우리 자매가 눈부신 날을 향해 꿋꿋이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


힘내자, 우리 언니.

행복하자, 우리 가족.



이전 04화[작고, 소소한] 덕질의 효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