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룩백 - 불꽃같은 우정의 기억

by 블루문


초등학교 통신문에 네 컷 만화를 그리는 ‘후지노’는 우연히 알게 된 은둔형 외톨이 ‘쿄모토’의 비범한 그림 솜씨에 자신감을 잃고 만다. 하지만 막상 만나보니 교모토는 후지노의 찐팬이었고 그날로 후지노는 하늘을 날 것 같은 행복감에 젖어 든다. 둘은 함께 만화를 그리게 되면서 깊은 우정을 나누게 되지만 만화가 아닌 순수미술로 전향하고픈 쿄모토와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는데.


common_(55).jpg?type=w773


common_(54).jpg?type=w773



common_(5).jpg?type=w773


오시야마 키요타카 감독의 <룩백>은 순수했던 두 사람의 청춘과 우정을 꼭꼭 눌러담아 타임캡슐에 저장한 듯한 묘한 감동을 전해준다.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본 사람은 안다.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고 자신의 인생에서 굉장히 값진 자산이 된다는 것을.


common_(4).jpg?type=w773


common_(3).jpg?type=w773


common_(2).jpg?type=w773



파편화된 각자도생의 교육시스템에서 우리 청소년들은 이런 우정을 경험하기 어렵다. 이런 드문 우정 스토리를 접할 수 있는 건 어쩌면 제도권 울타리 바깥에서일 것이다. 극 중 두 사람은 만화가라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완벽한 케미를 경험한다. 만화가는 고되고 끝이 없는 일 같지만, 완벽한 어시스트가 주어졌을 때 목표 수준은 한없이 올라갈 수 있다는 걸 경험한다.


common_(1).jpg?type=w773


common.jpg?type=w773


극 중 후지노는 교모토의 멋진 배경 작화에 힘입어 인기 작가로 거듭난다. 그리고 교모토만 옆에 있어 준다면 더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가득찬다. 하지만 인생이란 나 혼자 가는 길이 아니라 내 뒤만 따라오라고 강권할 수도 없는 것. 교모토는 애시당초 순수회화가 맞는 사람이었다. 그가 미술책에서 회화작품을 보고 경이로움을 느끼는 건 그의 결이 거기에 맞기 때문이었다.


common_(53).jpg?type=w773


그렇다면 두 사람의 우정은 어떻게 보존해야 값진 것일까. 그건 아름다운 추억 그대로를 항아리에 담아 땅 속에 묻는 것이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그 역동적이었던 시너지를 기억하고 그 동력으로 오늘을 힘차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만화든 공부든 육체노동이든 종목은 중요하지 않다. 서로간에 불어 넣어 주었던 그 상생의 불꽃, 그 온도와 색깔을 기억하고 웃음짓는 것만으로도 우정은 영원할 테니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영화 촉촉 노가리 (3) 얄개 형, 힘 내!